토스뱅크, 지금 이자 받기·소비패턴 분석해 신용평가…'고객 중심' 금융 선도
토스뱅크(대표 홍민택·사진)는 지난해 3월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국내 금융권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기존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통장 금리는 대부분 연 0.1%대다. 이자도 한 달에 한 번 또는 은행이 정한 특정 날짜에 받을 수 있었다. 토스뱅크는 공급자인 은행 중심이 아니라 사용자인 소비자 중심으로 발상을 전환했다.

토스뱅크는 세전 연 2% 이자를 지급하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을 선보이며 이자도 고객이 원할 때 주기로 했다. 이용자는 매달 한 번 지급받던 이자를 원한다면 클릭 한 번으로 매일 통장으로 받을 수 있다. 매일 남은 잔액을 기준으로 이자가 쌓이는 일 복리 구조이기 때문에 돈을 많이 맡기거나 이자를 매일 받을수록 유리하다.

서비스 이용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약 373만 명이다. 누적 이용 건수만 2억4000만 회에 달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월 납입금 제한이나 만기 달성, 중도 해지 부담이 없는 토스뱅크 통장에 고객이 원할 때 이자를 받고 확인할 수 있는 재미 요소까지 더해 호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자평했다.
토스뱅크, 지금 이자 받기·소비패턴 분석해 신용평가…'고객 중심' 금융 선도
토스뱅크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기준 이용자가 700만 명을 넘어섰다. 2021년 10월 출범 이후 22개월 만이다. 하루 평균 1만1000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 셈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26%) △30대(23%) △40대(23%) △50대 이상(22%) 등으로 다양한 연령대에서 고루 토스뱅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미성년자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해지면서 10대 이용자로 고객층이 확대될 것으로 토스 측은 보고 있다. 토스뱅크에 계좌를 개설하고 실제 사용하고 있는 고객은 전체의 76%다. 이는 계좌만 만들고 휴면 상태가 많은 다른 은행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토스뱅크의 빠른 성장세에는 기존 금융산업에서 시도하길 주저한 혁신이 밑바탕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예컨대 토스뱅크의 ‘매달 내는 돈 낮추기’는 고객의 원리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 기간을 최장 10년까지 연장해주는 서비스다. 상환 기간을 연장하더라도 고객은 신용점수 하락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토스뱅크는 금융 데이터뿐 아니라 고객의 소비와 생활 패턴을 고려한 비금융 데이터를 통해 자체 신용평가 모형 ‘TSS’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 비대면 대출과 같은 혁신 상품을 내놓으면서 소상공인의 은행 접근성을 높일 수 있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운수업 등 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기 어려웠던 개인사업자도 토스뱅크에서 건전한 중·저신용자로 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의 전체 가계 신용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42.06%에 달한다. 이는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