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를 '연극무대'로 만든 러…유명인사 동원해 여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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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플로이드' 로저 워터스·제프리 삭스 교수 등 안보리에 초청
서방 "안보리 이용해 우크라 비난여론 조장" 비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를 자국의 입장을 선전하는 무대로 삼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 외교무대에서 사실상 고립된 러시아가 자국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인물들을 안보리 회의에 초청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전설적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창립 멤버인 로저 워터스가 대표적이다.
워터스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초청을 받아 안보리 회의에 참석했다.
넥타이를 매고 말쑥하게 재킷을 차려입은 그는 당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법이라면서도 러시아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서방이 러시아를 적대시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몰아붙였고, 우크라이나에 서방 무기가 지원되면서 전쟁이 길어지게 됐다는 게 그의 시각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번 주 80세가 되는 워터스는 자택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침공과 '침공을 도발하는 것'을 완전히 같게 본다"면서 스스로를 인도주의자이자 '피 흘리는 마음의 피스메이커'라고 자처했다.
러시아는 워터스를 비롯해 저명한 경제학자인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미국 전직 정보 관리 등 다양한 배경의 인물들을 안보리 회의에 초청했다.
삭스 교수는 안보리에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과 관련해 "누가 저지른 일인지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안보리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서방 국가들의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유엔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당시 러시아의 입장이었다.
84세의 미국 전직 정보 관리는 안보리에서 기관총 사격을 흉내 내는가 하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초청한 사람들을 언급하며 "형편없다"고 비판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가 안보리를 약화시키기 위해 어디까지 가는지 보여준다"고도 했다.
서방측은 러시아가 국제 무대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난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안보리를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만 유엔을 '정치 연극의 무대'로 삼아온 것은 아니다.
2003년 콜린 파월 당시 미국 국무장관은 흰 가루가 든 작은 유리병을 흔들어 보이며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2014년에는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팔레스타인 측의 로켓 공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미리 녹음한 공습 사이렌 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은 사실상 언제든 원하는 사람을 안보리 회의에 초청할 수 있다.
초청을 막으려면 안보리 정기 회의의 경우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7개국 이상이 투표를 통해 반대해야 하지만 다른 회원국들의 반발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쉽지 않다고 한다.
최근에는 유엔을 무대로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최근 옛 소련의 시인 예브게니 옙투셴코의 시를 낭송하며 '스탈린 후예들'의 위험성을 경고하자 한 러시아 대표도 시로 맞받아쳤다.
WSJ은 이처럼 유엔이 '정치 연극의 무대'가 되다시피 한 상황이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유엔 총회를 앞두고 회원국들에 더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안보리가 사실상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유엔에서 실질적인 논의는 없고 선전전이 격화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서방 "안보리 이용해 우크라 비난여론 조장" 비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를 자국의 입장을 선전하는 무대로 삼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 외교무대에서 사실상 고립된 러시아가 자국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인물들을 안보리 회의에 초청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전설적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창립 멤버인 로저 워터스가 대표적이다.
워터스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초청을 받아 안보리 회의에 참석했다.
넥타이를 매고 말쑥하게 재킷을 차려입은 그는 당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법이라면서도 러시아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서방이 러시아를 적대시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몰아붙였고, 우크라이나에 서방 무기가 지원되면서 전쟁이 길어지게 됐다는 게 그의 시각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번 주 80세가 되는 워터스는 자택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침공과 '침공을 도발하는 것'을 완전히 같게 본다"면서 스스로를 인도주의자이자 '피 흘리는 마음의 피스메이커'라고 자처했다.
러시아는 워터스를 비롯해 저명한 경제학자인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미국 전직 정보 관리 등 다양한 배경의 인물들을 안보리 회의에 초청했다.
삭스 교수는 안보리에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과 관련해 "누가 저지른 일인지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안보리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서방 국가들의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유엔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당시 러시아의 입장이었다.
84세의 미국 전직 정보 관리는 안보리에서 기관총 사격을 흉내 내는가 하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초청한 사람들을 언급하며 "형편없다"고 비판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가 안보리를 약화시키기 위해 어디까지 가는지 보여준다"고도 했다.
서방측은 러시아가 국제 무대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난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안보리를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만 유엔을 '정치 연극의 무대'로 삼아온 것은 아니다.
2003년 콜린 파월 당시 미국 국무장관은 흰 가루가 든 작은 유리병을 흔들어 보이며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2014년에는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팔레스타인 측의 로켓 공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미리 녹음한 공습 사이렌 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은 사실상 언제든 원하는 사람을 안보리 회의에 초청할 수 있다.
초청을 막으려면 안보리 정기 회의의 경우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7개국 이상이 투표를 통해 반대해야 하지만 다른 회원국들의 반발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쉽지 않다고 한다.
최근에는 유엔을 무대로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최근 옛 소련의 시인 예브게니 옙투셴코의 시를 낭송하며 '스탈린 후예들'의 위험성을 경고하자 한 러시아 대표도 시로 맞받아쳤다.
WSJ은 이처럼 유엔이 '정치 연극의 무대'가 되다시피 한 상황이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유엔 총회를 앞두고 회원국들에 더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안보리가 사실상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유엔에서 실질적인 논의는 없고 선전전이 격화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