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시작 맞아 당부했지만…野설훈 '탄핵' 언급에 與 거센 항의 이어져
'정중·경청' 무색한 고성 공방에 김의장 "초등학교 반상회도…"
김진표 국회의장이 5일 열린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무위원과 국회의원들에게 예의 있는 태도를 각별히 주문했지만, 여야는 고성 공방을 이어가 의장의 당부를 무색하게 했다.

김 의장은 이날 나흘간 진행되는 대정부질문 시작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을 향해 "국회에서 답변할 때 국민에게 답변하는 자세로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길 당부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모든 국회의원은 적어도 20만∼30만 유권자로부터 선출된 국민의 대표로, (의원들은) 개인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으로서 질의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의원들도 질의할 때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동료 의원의 질의를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달라"며 "국무위원 답변이나 동료 의원의 질의에 설사 동의하기 어려워도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주실 것을 각별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장이 별도로 당부를 한 것은 최근 일부 국무위원의 국회 답변 태도가 '공격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이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2006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이던 권철현 국회 교육위원장으로부터 '국민의 대표에게 답한다는 생각으로 답변하라'는 취지로 들은 조언도 이날 당부를 하게 된 배경이라고 의장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의장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첫 질의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과 한덕수 국무총리 간 문답에서 여야는 고성을 주고받았다.

설 의원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두고 "정부는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라고 하자 한 총리는 톤을 높여 "절대로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설 의원이 "이대로 가면 윤석열 정권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은 물론이고 '탄핵하자'고 나설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이라니!", "무슨 말이야!" 등 큰 소리로 거세게 항의했다.

설 의원 질의가 끝나자 김 의장은 "의회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서로 다른 견해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라며 "여야 의원은 발언하는 사람들의 말을 국민이 못 듣게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제발 경청해 달라"며 "초등학교 반상회에 가도 이렇게 시끄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