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남자와 어린 청년이 바둑판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는다. 중년의 남자 옆에 놓인 재떨이에 담배가 쌓여갈수록 둘을 바라보고 있는 군중의 표정이 복잡해진다. 어느 한쪽을 응원하지도, 패배를 바라지도 못하는 난감한 표정들. 시간이 흘러 승패가 좌우되는 듯한 순간이 다가오고 군중의 얼굴은 다시금 바뀐다. 난감했던 얼굴들에는 놀라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누가 이겼을까. 아니, 누가 진 것이었을까.김형주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승부>는 조훈현 9단과 그의 제자 이창호의 세기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이야기는 국내외 바둑 대전에서 연승을 거두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조훈현(이병헌)'이 우연한 기회에 바둑 신동, '이창호(유아인)'를 만나게 되며 시작된다. 그는 중년의 프로 바둑기사들에게도 완승하는 비범한 소년 창호를 제자로 들이고 창호는 스승과 한집에 살며 바둑을 수련하게 된다.그렇게 7년의 세월이 흐르고 17세가 된 창호는 39세의 조훈현과 마침내 프로 대 프로로 대결을 벌이게 된다. 창호가 이겨서는 안 되는, 그럼에도 물러설 것 같지도 않은 이 난감한 대국에서 창호는 스승 조훈현을 반집 차이로 이기고 모두를 경악케 한다.김형주 감독은 전작 <보안관>에서 해고된 전직 경찰이 고향인 부산 기장에서 ‘보안관’을 자처하며 골목대장으로 살아가는 코믹한 이야기로 주목받았다. 잘 만들어진 코미디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던 김형주 감독은 그의 장기인 코미디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심리 묘사가 두드러지는 드라마 영화 <승부>로 복귀했다.<승부>는 조훈현과 이창호 각자의 삶 혹은 삶의 배경을 그리는 대신 이들이 만난
최대 1280만원대 국내 프리미엄 여행 상품이 출시됐다.24일 하나투어는 프리미엄 국내여행 브랜드 내나라여행의 '한국일주 18일'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고 밝혔다.2007년 출시한 내나라여행은 프리미엄 국내여행 브랜드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편안하게 한국의 각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한국일주 상품은 지난해까지 7일 상품으로 운영하다가 최근에 18일의 장기 국내여행 상품을 새로 선보였다.'한국일주 18일'은 서울에서 출발해 울릉도, 강원도(강릉, 동해), 경상도(경주, 울산, 부산, 거제), 전라도(여수, 순천, 보성, 목포, 영암, 해남, 목포, 영광, 고창, 전주, 익산)를 거쳐 제주도를 마지막으로 여행한 후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내륙 여행 위주였던 기존 일정에서 개별적으로 예약하기 번거로운 울릉도/독도와 제주도 여행 일정을 새로 추가했다. 상품가는 예약 인원에 따라 780만원부터 1280만원까지다.내나라여행은 고급 리무진 버스를 탑승하고, 지역별 별미 특식을 제공한다. 지역별 특급호텔에서 숙박하고 국내 지식이 풍부한 스타가이드가 동행한다.하나투어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일주는 7일 일정으로만 운영하다가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내륙과 섬을 한 번에 여행하는 상품을 새로 출시했다"며 "13일, 14일, 16일, 18일 일정까지 새로운 한국일주 상품을 통해 한국을 보다 깊고 다양하게 여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배우 신구, 박근형 두 거장의 연기 차력쇼가 예고됐다. 파크컴퍼니 측은 오는 5월 9일 '신구·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THE FINAL'이 무대에 오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공연은 단순한 앙코르가 아닌 두 거장의 배우가 마지막으로 무대에 서는 역사적 순간으로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할 단 한번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파크컴퍼니 제작으로 2023년 12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후, 2024년 전국 21개 도시 투어에서 102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연극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구, 박근형이 함께하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만큼, 한국 연극사에 특별한 의미를 남긴다는 평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으로 실체가 없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방랑자의 모습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부조리성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1953년 파리에서 초연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해석으로 공연되었으며 한국에서는 1969년 극단 산울림을 통해 초연된 이래 5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아왔다.2023년, 파크컴퍼니가 새롭게 선보인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세련된 미장센과 흡입력 있는 연출로 정평이 난 오경택 연출이 참여하여 희극과 비극,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신구(에스트라공 역)와 박근형(블라디미르 역)은 단순한 배역을 넘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물처럼 섬세하게 그려내며 '고도를 기다리며'가 어렵다는 편견을 깨트렸다. 특히, 두 배우는 오랜 세월 쌓아온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