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양측 사이에서 중간에 자리…서방측에는 의구심 키워"
"에르도안, '친서방'에서 다시 '중재자'…푸틴과 관계 수수께끼"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한동안 서방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하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계기로 다시 중간자 위치에 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의 지나치게 친밀한 관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징후를 보인다고 여겨졌으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재자'(middleman)의 위치로 돌아갔다"고 진단했다.

튀르키예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에도 서방·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와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복잡한 포지션을 취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고 우크라이나에 원조를 제공하면서도 러시아와 경제적 관계를 확대하고 푸틴 대통령을 "내 친구"라고 칭했다.

하지만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전후해서는 서방 쪽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이었다.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또 러시아군에 결사 항전하다 붙잡힌 뒤 포로 교환으로 튀르키예에 머물던 아조우 대대 지휘관들의 우크라이나 귀환을 허용해 러시아의 반발을 샀다.

"에르도안, '친서방'에서 다시 '중재자'…푸틴과 관계 수수께끼"
이처럼 서방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행보에 튀르키예와 러시아의 관계에 균열이 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러시아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전처럼 양측 사이 중간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행동을 보였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 신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소치에 나타난 것은 자신이 여전히 나토 회원국 가운데 중간 위치에 있으며, 자국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면 나머지 동맹국에서 이탈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NYT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취한 '중재자' 내지 '중간자'로서의 접근법으로 독특한 외교적 역할을 얻었으며 그 덕에 튀르키예가 수감자 교환이나 흑해곡물협정에서 핵심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었으나 서방측에서는 의구심을 키우게 됐다고 짚었다.

신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 간의 관계의 본질을 해독하는 것은 복잡한 전쟁 외교를 헤쳐 나가야 하는 서방 정책입안자들에게 진화하는 수수께끼와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고립시키는 것을 거부한 데에 일부 나토 동맹국은 좌절했으며 정책입안자들은 그가 진짜로 누구 편에 있는지 사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친서방'에서 다시 '중재자'…푸틴과 관계 수수께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