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의 핵심 기관이 될 반도체 교육센터 조감도.  강원도 제공
강원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의 핵심 기관이 될 반도체 교육센터 조감도. 강원도 제공
강원도가 내년 국비에 반도체 시설 관련 예산을 대거 확보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도체 관련 기업도 강원도로 속속 이전하고 있다. 김진태 강원지사의 핵심 공약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강원도에 따르면 강원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의 핵심 기관이 될 반도체 교육센터 건립사업이 올해 제3차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통과했다. 반도체 교육센터는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원주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역할 등을 맡는 기관이다. 도는 지난달 설계용역 의뢰 절차를 시작했다.

교육센터 설립에 국비 200억원 등 총 412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교육센터는 2026년 6월 원주시 학성동 469의 1(옛 원주역 일대)에 지상 3층 규모로 세워질 예정이다. 공정장비 16종, 측정분석 장비 12종, 확장현실(XR) 장비, 설계소프트웨어(SW) 등이 들어선다.

도 관계자는 “도내 고교,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연 3000여 명을 대상으로 반도체 공정, 설계·유지 보수 과정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내년 도 예산에 의료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센터 구축비 30억원이 반영됐다. 이 센터는 강원 원주 연세대 미래캠퍼스에 총사업비 205억원을 들여 AI 반도체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이 센터에는 인텔과 케임브리지대 밀너 의약연구소가 참여한다. 원주 디지털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 확장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내년 예산에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 구축 사업비 20억원도 확보했다.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는 국비 225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450억원을 투입한다. 이 센터는 반도체 핵심 전략 기술을 확보해 소재·부품·장비 기업 제품의 시험·분석·인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반도체 관련 기업도 속속 강원도로 이전하고 있다. 지큐엘은 강원 원주 문막농공단지 부지 9756㎡에 47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내년 3월 실리콘 원소재를 직접 생산하는 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수도권 접근성과 저렴한 지가, 높은 부지 확장성, 풍부한 용수와 전력, 반도체 교육센터 중심의 인력 공급 시스템 등을 보고 투자했다는 후문이다.

오톰·현대메디텍도 원주시에 공장을 신설·증설하기로 했다. 도는 반도체 관련 3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국비를 확보한 3개의 반도체 관련 중추 기관과 신규 투자 유치 회사가 발판이 돼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고 말했다.

춘천=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