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핌코 등 거대 채권 투자자 "연준 금리 인상 끝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 거의 18개월 만에 노동시장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블랙록 등 세계 최대 채권투자자들 사이에서 통화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믿음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일, 미 노동부가 8월 고용지표가 둔화한 것으로 발표하자 시장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로 쏠렸다.

이에 대해 74억 달러 규모의 블랙록 시스템 다중 전략 펀드의 제프리 로젠버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를 두고 "비명을 지르며 매수에 나섰다"라고 표현했다.

연준이 양적완화로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시점에는 만기가 짧은 채권이 장기 채권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끊임없는 매도세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이들 지표가 발표되면서 4.2%를 하회했으며, 단기 국채는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의 마이클 커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둔화세를 보인 고용지표로 인해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긴축사이클을 종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탄력적인 고용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중단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실업률이 3.8%로, 지난해 2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임금 상승률도 둔화했다.

앞서 미국 기업의 7월 구인 규모가 2년여만에 최저수준으로 하락했으며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통계에서도 8월 민간 기업 고용의 증가 폭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는 등 고용이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UFG파이낸셜그룹(MUFG)의 조지 곤칼베스 미국 거시 전략 총괄은 "고용보고서가 견조한 고용시장 종료와 연준의 (금리)동결 유지와 관련한 카운트다운의 시작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스와프 시장에서는 11월에 금리가 추가 인상될 확률이 50%를 넘지 않는 상태며, 내년 6월까지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젠버그 블랙록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연준이 실질금리 즉, 인플레이션 조정 정책 금리가 사실상 올라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차입 비용, 즉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