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신구 황제 결승 맞대결' 가능성…알카라스 내일 3회전
여자 단식 시비옹테크·고프 순항…'엄마 돌풍' 보즈니아키도 16강
'화장실 신공' 조코비치, 제레에 풀세트 역전승…US오픈 16강행
메이저 테니스 대회 2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가 자국 후배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US오픈(총상금 6천500만 달러·약 857억6천만원) 16강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닷새째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라슬로 제레(38위)와 3시간 45분 승부 끝에 3-2(4-6 4-6 6-1 6-1 6-3)로 승리했다.

첫 두 세트를 내준 조코비치는 경기에서 밀릴 때면 늘 그랬듯이 3세트를 앞두고 '화장실 타임아웃'을 썼다.

이후 흐름이 확 바뀌었다.

조코비치는 3세트 게임 점수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제레의 서브 게임을 막판 랠리 끝에 따냈다.

천신만고 끝에 첫 브레이크 포인트를 올린 조코비치는 이후 흐름을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화장실 신공' 조코비치, 제레에 풀세트 역전승…US오픈 16강행
흔들린 제레는 쉬운 샷도 놓치더니 자멸했다.

현지 시간으로 밤늦게 시작한 경기는 자정을 훌쩍 넘긴 새벽 1시 30분쯤에야 끝났다.

앞서 두 경기를 무실세트로 끝낸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5세트 승부를 치렀다.

조코비치의 다음 상대는 이리 베셀리(437위·체코)를 3-0(6-4 6-4 6-2)으로 돌려세우고 올라온 보르나 고조(105위·크로아티아)다.

조코비치와 고조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코비치와 결승전에서 '신·구 황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카를로스 알카라스(1위·스페인)는 다음날 대니얼 에번스(28위·영국)를 상대로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화장실 신공' 조코비치, 제레에 풀세트 역전승…US오픈 16강행
미국의 20세 신예 벤 셸턴(47위)은 아슬란 카라체프(77위)를 3-1(6-4 3-6 6-2 6-0)로 물리치고 16강에 올랐다.

프로로 입문한 지난해 셸턴은 1회전에서 탈락했다.

셸턴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올해 호주오픈의 8강이다.

전날 역대 최고의 강서버로 꼽히는 미국의 존 이스너가 은퇴한 가운데 셸턴은 이날 이번 대회 최고속인 시속 237㎞짜리 서브를 때려내고 서브에이스 26개를 기록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셸턴은 경기 뒤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에이스를 기록한 것 같은데, 이스너가 마지막 경기를 치른 다음 날이라 좀 이상하다.

아마도 그가 저를 위해 마법의 서브를 남겨준 것 같다.

이스너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셸턴의 다음 상대는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21위·스페인)를 3-1(6-1 6-0 3-6 6-3)로 물리치고 올라온 토미 폴(14위·미국)이다.

'화장실 신공' 조코비치, 제레에 풀세트 역전승…US오픈 16강행
폴은 올해 호주오픈 8강에서 셸턴에게 패배를 안긴 주인공이다.

이게 둘의 유일한 맞대결이다.

여자 단식에서는 우승 후보 1순위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가 카자 주반(145위·세르비아)을 2-0(6-0 6-1)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올랐다.

시비옹테크는 무실세트 행진을 이어갔다.

1회전(58분)과 이번 3회전(49분)을 1시간 안에 끝내며 체력을 아꼈다.

시비옹테크의 다음 상대는 2017년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옐레나 오스타펜코(21위·라트비아)다.

최근 성적은 시비옹테크가 앞서지만, 맞대결 전적에서는 오스타펜코가 3전 전승으로 압도한다.

다만, 메이저 대회에서는 한 번도 맞붙은 적이 없다.

직전에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1000 시리즈 대회 신시내티오픈에서 우승해 홈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코코 고프(6위·미국)도 엘리서 메르턴스(32위·벨기에)에게 2-1(3-6 6-3 6-0)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화장실 신공' 조코비치, 제레에 풀세트 역전승…US오픈 16강행
고프의 다음 상대는 '엄마 돌풍'을 일으키는 전 세계 1위 캐럴라인 보즈니아키(623위·덴마크)다.

2020년 1월 호주오픈을 끝으로 은퇴한 보즈니아키는 2021년 첫딸, 지난해 10월 아들을 낳고서 지난달 코트로 돌아왔다.

보즈니아키는 이날 지난해 호주오픈 준우승자인 제니퍼 브레이디에게 2-1(4-6 6-3 6-1) 역전승을 거뒀다.

33세인 보즈니아키는 브레이디보다 다섯 살 위고, 19세 고프보다는 14살이나 많다.

고프는 "보즈니아키가 은퇴했을 때, 내가 이 위치에 있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면서 "보즈니아키의 경기를 보면서 자랐다.

'전설'과 경기를 치르게 돼 정말 흥분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