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나타난 차세대 스타…올림픽 메달리스트 격파 행진
주특기 업어치기 기술 노출…새로운 전략으로 항저우 우승 도전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⑫ 유도 이준환
남자 유도 대표팀 이준환(21·용인대)이 이름을 알린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고교 시절까지 별다른 두각을 보이지 못했던 이준환은 지난해 6월에 열린 국제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혜성처럼 나타났다.

당시 이준환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그랜드슬램 남자 81㎏급에서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나가세 다카노리(일본), 동메달리스트 샤밀 보르하슈빌리(오스트리아)를 연거푸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 유도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당시 IJF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준환은 선수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한판승을 따낼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고, 일본 매체들도 어린 선수에게 무너진 '올림픽 왕자' 나가세의 패전 원인을 찾아 나섰다.

이준환의 우승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이후에 열린 각종 대회에서도 선전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했고, 지난 1월 포르투갈 그랑프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5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값진 동메달을 수확했다.

당시 이준환은 8강에서 만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나가세를 다시 한번 꺾기도 했다.

이준환은 이제 일본을 포함해 유도 강국들이 경계하는 선수가 됐다.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⑫ 유도 이준환
메이저 국제대회마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펼친 이준환은 이제 국제종합대회 데뷔전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다.

이준환은 평소보다 강도 높은 훈련량을 견디며 항저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최중량급 간판 김민종(양평군청)의 스파링 상대를 자청하는 등 본인보다 체급이 높은 선수들과 극한의 훈련을 펼치고 있다.

황희태 남자 유도대표팀 감독은 "이준환의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며 "대표팀 내에서도 큰 기대를 한다"고 전했다.

이준환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대 경쟁자는 일본의 오이노 유헤이다.

2001년생으로 이준환보다 1살이 많은 또래 선수다.

국제 경력은 이준환보다 적다.

지난해 포르투갈 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딴 것이 시니어 국제 무대 유일한 입상 기록이다.

당초 일본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81㎏급에 2022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베테랑 사사키 다케시를 내보낼 예정이었으나 최근 교체됐다.

이준환은 아직 오이노와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두 선수는 패기로 맞선다.

이준환의 주특기는 소매들어 업어치기다.

강력한 악력과 손기술이 좋다.

나가세도 업어치기 기술로 무너뜨렸다.

다만 최근엔 업어치기 성공률이 줄어들고 있다.

이준환을 정밀 분석한 상대 선수들이 업어치기에 대응하는 기술을 효과적으로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준환은 국제대회에서 업어치기를 시도하다가 안아돌리기 되치기 등으로 허를 찔리는 모습이 간혹 나왔다.

이준환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상대 선수들이 내 기술을 많이 분석했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다양한 훈련을 하면서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안게임에 많은 분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이준환에게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최종 목표가 아니다.

그는 아시안 게임을 통해 더 성장한 뒤 내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서 값진 결과를 얻으려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