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 개표서 70% 득표…장기 집권 여당 5선 의원 출신
싱가포르 대선서 인도계 타르만 전 부총리 당선 유력
1일 실시된 싱가포르 제9대 대통령 선거에서 타르만 샨무가라트남(66) 전 부총리의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 선거 당국의 표본개표 결과 타르만 후보가 약 70%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후보인 응 콕 송(75) 전 싱가포르투자청(GIC) 투자책임자, 탄 킨 리안(75) NTUC 보험 전 대표의 득표율은 각각 16%, 14%였다.

인도계인 타르만 후보는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 등에서 근무한 경제 관료 출신 정치인으로, 여당 인민행동당(PAP) 정권에서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2001년 총선을 통해 정계에 진출한 그는 2020년까지 총 다섯 차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됐다.

교육부·재무부 장관, MAS 청장 등에 이어 2011∼2019년 부총리를 지냈고, 이후 선임장관으로 일했다.

싱가포르 대통령은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공직자이기 때문에 그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정부 내 모든 직책과 의원직을 내려놓았다.

의원내각제인 싱가포르에서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국가 통합을 추진하는 상징적인 자리다.

실질적으로는 총리가 정치와 행정 등 각 분야에서 최고 권한을 가진다.

대통령은 국고 사용 동의권, 주요 공직자 임명 동의권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 내각 견제권을 행사한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 이후 PAP가 모든 선거에서 승리하며 장기 집권하고 있다.

PAP 출신인 타르만 전 부총리는 정권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유력 후보였다.

싱가포르에 1991년 개헌으로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대통령 선거는 1993년, 201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싱가포르는 2016년 헌법을 고쳐 지난 5차례 대선에서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인종으로 대통령 입후보 자격을 제한했다.

2017년 대선에서는 말레이계에만 출마 자격이 주어졌고, 할리마 야콥 당시 국회의장이 유일하게 자격 요건을 충족해 투표 없이 당선됐다.

할리마 대통령이 재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실시된 이번 선거에는 모든 인종이 후보로 나설 수 있었다.

대통령 임기는 6년이며, 1회 중임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