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이화그룹 계열 상장사 3곳이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거래소는 1일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이아이디와 코스닥 상장사 이화전기·이트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개선계획 및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그 밖의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의한 결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아이디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상장폐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5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거래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 거래소는 20일 이내에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심의한다. 이화전기와 이트론의 최종 상장폐지 여부도 비슷한 절차를 밟아 확정된다.

상장폐지 결정이 확정되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화그룹 계열사들은 소액 투자자가 많은 데다 거래 정지를 하는 과정에 여러 문제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지난 5월 검찰이 김 회장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조회공시를 요구하면서 거래를 정지시켰다. 거래소는 이들 기업이 혐의를 부인하거나 혐의 발생 금액을 낮춰 공시하자 주식 거래를 허용했지만, 공시 내용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후 다시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소의 이런 매매 거래 번복이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이아이디의 소액주주 수는 8만4548명에 달한다. 이들이 전체 주식의 75.19%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정지 직전 이아이디의 시가총액은 3393억원에 달했다.

이트론 소액주주 수는 12만9472명, 이화전기 소액주주는 6만6586명에 이른다. 거래정지 전 시가총액은 이트론 2456억원, 이화전기 1816억원 등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