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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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주 위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배당주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볼 때, 배당주의 9월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을 웃돌기 때문에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설명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은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59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7월(19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맥쿼리인프라는 매년 6%가량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는 대표적 고배당주다. 맥쿼리인프라는 국내 유료 도로와 교량 등 인프라 자산과 에너지 기업에 투자해 얻은 수익금을 주주들에게 반기마다 배당으로 지급한다. 상반기 배당금은 지난달 지급됐다.

코스피 고배당 50지수는 지난달 2.22%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9%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코스피 고배당 50지수는 코스피 상장사 중 배당 수익률이 높은 5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그 외 연말 고배당 업종으로 분류되는 증권·통신·은행 지수도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방어적 성격을 가진 배당주의 수익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통화 정책에 대한 우려로 증시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이 때문에 증시 주도주가 사라졌고, 초전도체 등 테마주 장세가 장기간 이어지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배당주에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배당주의 계절성을 감안할 때 9월이 투자 적기라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배당주는 매년 4, 9, 12월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최근 10년(2013~2022년)간 코스피200 고배당 지수의 9월 평균수익률(연율)은 코스피에 비해 12.4%포인트 높았다.

이은택 연구원은 "상반기 실적이 공개된 후 9월께 배당이익에 대한 윤곽이 잡힌다"며 "배당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자가 주로 배당주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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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과 같은 '큰손'이 배당주에 집중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말 주가 수익과 배당 수익을 동시에 고려해 연기금은 9월부터 배당주를 매수하기 시작한다"며 "올해는 배당수익률, 순이익이 높은 업종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연기금은 지난달 KT(503억원), SK텔레콤(493억원), KB금융(429억원), 신한지주(254억원) 등을 순매수한 바 있다.

다만 배당주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연구원은 "금리 변동성 증가, 정부 규제·지표 악화 등 금융주는 여러 리스크에 노출돼있다"며 "금융주는 비금융주에 비해 실적 모멘텀이 약하기 때문에 비금융 업종 내 고배당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중요 관심 종목으로 E1, HD현대, LX인터내셔널, 아이마켓코리아, TKG휴켐스, 롯데정밀화학, 제일기획, 이노션, 강원랜드, GKL 등을 꼽았다. 2분기까지 순이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했고, 과거 배당을 줄인 이력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이들 종목은 경기에 민감해 실적과 주주환원 두 가지 측면의 투자 매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