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타투(문신)가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순간적 충동으로 몸에 세긴 문신을 지우고 싶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의료계에서는 타투를 완전히 지우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제거 이후 피부에 상처가 남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 쉽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키워드 분석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타투 제거'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37% 늘었다. 온라인상에는 일반인을 비롯한 연예인 등이 문신을 지운 후기 글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배우 한소희는 데뷔를 위해 눈에 보이는 타투를 모두 지운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로 흥행몰이 중인 배우 겸 가수 나나도 "전신에 빼곡히 세긴 타투를 제거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나나는 지난 14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조현아의 목요일 밤' 영상에서 "엄마가 조심스럽게 부탁하시면서 '깨끗한 몸을 다시 보고 싶다'는 말을 해 줬다"라며 "(타투를 할 당시에는) 심적으로 힘들 때였고, 누가 보면 '무식한 방법으로 이겨냈다'고 할 수 있는데, 타투가 내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라고 털어놨다. 나나는 "돌이켜보면 진짜 바보 같았다"라고도 했다.
타투를 지우기 전(왼쪽), 지우는 과정에 있는 나나의 모습(오른쪽). /사진=나나 인스타그램 캡처
타투를 지우기 전(왼쪽), 지우는 과정에 있는 나나의 모습(오른쪽). /사진=나나 인스타그램 캡처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타투를 제거하기 위해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투를 진행한 부위에 레이저를 방출해 색소를 잘게 쪼개면서 잉크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 하지만 색이 한 번에 완전히 빠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6~8주 간격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5~10회 이상의 반복 치료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레이저를 강하게 쏘면 피부가 손상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흉터나 섬유증, 화상, 감염, 피부 질감 등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레이저 시술 이후 피부 민감도가 증가하면서 발적과 부종, 물집, 두드러기,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문신 상태에 맞는 레이저 강도를 적절히 조절해 피부 자극과 흉터를 최소화하면서, 피부 깊은 층에 주입된 색소를 깨끗하게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눈썹·아이라인 부위는 다른 신체 부위보다 피부가 얇고 민감해서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타투 제거를 결심했다면 시술을 받기 30일 전부터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히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 시술 후에도 자외선으로부터 시술 부위를 제대로 보호해야 피부 재생을 촉진할 수 있다.

백진옥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는 "깊이 새겨진 타투나, 색깔이 있는 잉크로 새겨진 타투는 보통 잘 안 지워진다"며 "색소가 잘 안 빠지게 되면 이물 반응이 생길 수 있고, 팔이나 등 부위에는 피지선이 작아서 제거 시술을 받아도 흉터가 남기 쉽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타투를 말끔히 지워 기존의 피부 상태로 회복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타투를 하기 전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하고, 웬만하면 받지 않을 것을 추천해 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