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중한, 다른 제도 가진 국가…더 많이 이해·포용해야"

한반도 위기고조 中책임론 반박…"강대강 구도, 예상못한 사고 초래할 수도"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31일 향후 한중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구동존이(求同存異)와 구동화이(求同化異)의 정신을 충분히 발휘해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고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이날 오전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이 주최한 한중수교 31주년 기념 전문가 세미나 축사를 통해 "중한 양국은 서로 다른 제도를 가진 국가"라며 "이데올로기와 이념의 차이를 드러낸다면 중국과 한국은 대립각을 세우게 되고 심지어는 냉전식 진영 대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 양국 관계의 발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은 바로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하고 고려하는 것"이라며 "이는 이웃과 동반자 간 사귐의 기본적인 도리"라고 했다.

그는 양국의 이념적 차이만을 드러내면 "재난적 결과"가 뒤따를 뿐이라면서 "양국 공동의 노력을 통해 중한 관계가 곤경에서 벗어나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한 우호적 협력을 강조한 것과 달리 그는 한반도 위기 고조에 대한 중국 책임론,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 등 문제에 대해서는 날을 바짝 세웠다.

싱 대사는 미국 등 서방을 겨냥한 듯 "한반도 문제를 자국의 지정학적 전략에 포함한 주체는 중국이 아니라 타국"이라고 반박했다.

또 "중국은 한반도 문제가 정치적으로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수년간 일관되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비핵화에 힘썼다"며 "이는 한반도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오히려 '갈등에 기름을 끼얹는' 역외 국가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 형세는 고도로 긴장되고 민감하므로 '강 대 강'의 구도를 이어간다면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싱 대사는 디커플링 흐름과 관련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라는 원칙을 내세워 세계의 분열을 시도하고 진영 대결을 일으켜 국제 질서와 세계의 평화·안정·발전에 심각하고도 거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중국은 줄곧 이를 결연히 반대해 왔다"고 했다.

싱 대사는 세미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묻자 "한국 정부, 각계 인사, 국회와 같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 7월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일 협력포럼서 왕이 당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의 발언을 설명하며 "그간 몇 년간 못했는데 잘해보자고 하셨다.

우리는 그런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