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 그림으로 풀어낸 불안…이화익갤러리 최병진展
화가 최병진(48)은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강박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2015년께부터 '초상' 시리즈를 시작했다.

기하학적 구조물이 얼굴 부분을 거의 완전히 가린 형태로 시작한 초상 연작은 강박 증상이 조금씩 완화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 이화익갤러리에서 다음 달 1일 시작하는 최병진의 개인전은 강박보다는 좀 더 일반적인 감정인 불안을 모티브로 삼은 새로운 초상 연작을 선보이는 자리다.

새로운 작업에서는 과거 겨우 숨 쉴 구멍만 남겨두거나 아예 얼굴을 빈틈없이 가렸던 데서 조금씩 얼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얼굴을 감싸는 구조물의 형상도 좀 더 부드러워지고 무채색이나 블랙에 가까웠던 색도 밝아지고 다채로워졌다.

좀 더 차분해진 내면을 반영하듯 작품의 분위기는 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림 속 인물은 기본적으로는 작가 자신이지만 동시에 제각기 조금씩 불안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전날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강박과 불안을 해소하는 과정을 거치면 작품이 또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때가 되면 풍경을 그릴 수도 있고 현실에 포커스를 돌릴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1일까지.
초상 그림으로 풀어낸 불안…이화익갤러리 최병진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