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범석 시장 면담…"시청 직원들이 그림 만들려고 자리 만들어"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유가족협의회는 30일 "책임회피로만 일관하는 이범석 청주시장은 단체장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오송참사 유족 "책임회피 일관 청주시장 단체장 자격없어"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송참사 시민대책위원회와 낸 공동성명에서 "참사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이 없는 이범석 시장과 유가족들이 지난 29일 만났다"며 "청주시의회 임시회를 앞두고 언론플레이를 통해 시장이 유가족을 만난다고 홍보에 활용했지만, 정작 진정성 있는 사과는 듣지 못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이 시장에게 시민분향소 연장을 요청했지만, 도의 책임이라는 등 답변을 회피하며 유가족들의 상처 난 마음에 소금을 뿌렸다"며 "사고 이후 45일 만에 유가족을 만난 자리였다면 성심성의껏 청주시의 역할을 찾고 이행해야 했지만, 면담 내내 책임 회피로 일관하며 핑계만 대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유가족협의회는 "무능한 지방정부로 인해 시민의 안전할 권리가 침해되고, 더 많은 시민이 피해자로 전락하는 건 아닌지 몹시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이경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시장은 면담 자리에서 청주시는 미호강 유지 보수 책임만 있을 뿐 범람의 원인이된 하천 공사나 오송 지하차도 관리 등의 책임은 없다고 말하면서 다른 기관들의 책임이라는 것만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면담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당초 시의 노인복지팀장이 여러 유가족들에게 전화를 해 시장과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해서 면담이 이뤄진 것인데, 정작 이 시장은 자리에 나와 '내가 만나자고 한 것 아니다'고 말했다"면서 "밑에 직원들이 뭔가 그림을 만들어 주려고 그 자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대외 홍보용으로 49재를 앞둔 유족들과의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유가족협의회는 앞서 지난 3일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폭우로 제방이 터지면서 밀려든 미호강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