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강렬한 애니시 커푸어의 회화…국제갤러리 개인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조각·구아슈 종이 작업 등 전시…한옥공간에선 양혜규 전시
인도계 영국 유명 작가 애니시 커푸어(69)의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30일 개막했다.
커푸어는 스테인리스 강철이나 합성수지를 매끄러운 표면을 가진 오목하거나 볼록한 형태로 가공한 조각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거울처럼 관람객을 비추는 그의 조각들은 공공미술 작품으로 세계 곳곳에 설치돼 있다.
미국 시카고의 관광 명소인 '구름문'(Cloud Gate)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번 개인전에서는 커푸어 하면 연상되는 매끈한 스테인리스 강철 조각 대신 전혀 다른 느낌의 작품들이 K1~K3 전시장 3곳에 자리 잡았다.
K2 전시장에는 최근 작가가 집중하고 있는 회화 작업이 놓였다.
조각가로 알려졌지만 작가는 "나는 조각하는 화가"라고 자신을 표현한 바 있다.
유화와 실리콘, 유리 섬유(글라스 파이버)로 작업한 작품에는 회화의 평면성이나 그림을 그리는 손의 흔적 대신 표면에 올린 덩어리들이 두드러진다.
덩어리들의 양감과 표면의 날 것 같은 느낌,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핏빛 붉은색과 검정 등이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남기는 작품들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당시 집중적으로 작업한 것들이다.
구아슈를 이용한 종이 작품들은 앞선 회화보다는 전통적이고 절제된 작업이다.
공통적으로 문이나 창문을 암시하는 영역이 묘사된 작품들은 공간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보여준다.
층고가 높은 K3 전시장에는 높이가 3∼4m, 무게가 500∼700kg에 이르는 대형 조각 4점이 놓였다.
특정할 수 없는 비정형, 무정형의 작품들은 실리콘과 유리 섬유(파이버글래스)를 주재료로 한 거대한 덩어리에 거즈를 덮어씌운 형태다.
동굴 속이나 신체 장기, 거대한 운석 같기도 한 작품들은 실리콘을 이용한 회화 작업에서 발전한 것이다.
K1 전시장의 안쪽에 놓인 검정 작품들은 '세상에서 가장 짙은 검정'으로 불리는 '반타블랙'을 사용한 것들이다.
영국 기업이 2014년 개발한 반타블랙은 빛을 99.6% 흡수해 '완전한' 검정을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커푸어는 이 물질을 예술에 사용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갖고 있어 '커푸어 블랙'으로도 불린다.
반타블랙을 사용한 입체물들은 보는 각도에 따라 평면이 되며 입체성을 잃는다.
갤러리는 이를 두고 "현존과 부재를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커푸어 작업의 핵심 주제"라고 설명했다.
국제갤러리는 커푸어 전시와 함께 한옥 공간에서 양혜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는 2006년 열린 양혜규의 국내 첫 개인전 '사동 30번지'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당시 전시는 인천의 한 폐가 곳곳에 여러 이질적인 오브제들을 설치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인조 짚을 주재료로 사용한 '중간 유형' 연작, 금속 방울로 덮인 반구에 수도꼭지 손잡이를 부착한 '소리 나는 돌림 무엇이든 흐름 반구 #22'와 링거대에 전선과 전구, 여러 오브제를 매단 광원(光源) 조각인 '토템 로봇', 무당들이 사용하는 종이 무구에서 영감을 받은 '황홀망' 연작을 접이식 목재 병풍으로 제작한 작품 등 여러 시기 작품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국제갤러리는 소규모 뷰잉룸으로 사용되던 한옥 공간을 본격적인 전시 공간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커푸어 전시는 10월 22일, 양혜규 전시는 10월 8일까지. /연합뉴스
인도계 영국 유명 작가 애니시 커푸어(69)의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30일 개막했다.
커푸어는 스테인리스 강철이나 합성수지를 매끄러운 표면을 가진 오목하거나 볼록한 형태로 가공한 조각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거울처럼 관람객을 비추는 그의 조각들은 공공미술 작품으로 세계 곳곳에 설치돼 있다.
미국 시카고의 관광 명소인 '구름문'(Cloud Gate)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번 개인전에서는 커푸어 하면 연상되는 매끈한 스테인리스 강철 조각 대신 전혀 다른 느낌의 작품들이 K1~K3 전시장 3곳에 자리 잡았다.
K2 전시장에는 최근 작가가 집중하고 있는 회화 작업이 놓였다.
조각가로 알려졌지만 작가는 "나는 조각하는 화가"라고 자신을 표현한 바 있다.
유화와 실리콘, 유리 섬유(글라스 파이버)로 작업한 작품에는 회화의 평면성이나 그림을 그리는 손의 흔적 대신 표면에 올린 덩어리들이 두드러진다.
덩어리들의 양감과 표면의 날 것 같은 느낌,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핏빛 붉은색과 검정 등이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남기는 작품들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당시 집중적으로 작업한 것들이다.
구아슈를 이용한 종이 작품들은 앞선 회화보다는 전통적이고 절제된 작업이다.
공통적으로 문이나 창문을 암시하는 영역이 묘사된 작품들은 공간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보여준다.
층고가 높은 K3 전시장에는 높이가 3∼4m, 무게가 500∼700kg에 이르는 대형 조각 4점이 놓였다.
특정할 수 없는 비정형, 무정형의 작품들은 실리콘과 유리 섬유(파이버글래스)를 주재료로 한 거대한 덩어리에 거즈를 덮어씌운 형태다.
동굴 속이나 신체 장기, 거대한 운석 같기도 한 작품들은 실리콘을 이용한 회화 작업에서 발전한 것이다.
K1 전시장의 안쪽에 놓인 검정 작품들은 '세상에서 가장 짙은 검정'으로 불리는 '반타블랙'을 사용한 것들이다.
영국 기업이 2014년 개발한 반타블랙은 빛을 99.6% 흡수해 '완전한' 검정을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커푸어는 이 물질을 예술에 사용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갖고 있어 '커푸어 블랙'으로도 불린다.
반타블랙을 사용한 입체물들은 보는 각도에 따라 평면이 되며 입체성을 잃는다.
갤러리는 이를 두고 "현존과 부재를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커푸어 작업의 핵심 주제"라고 설명했다.
국제갤러리는 커푸어 전시와 함께 한옥 공간에서 양혜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는 2006년 열린 양혜규의 국내 첫 개인전 '사동 30번지'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당시 전시는 인천의 한 폐가 곳곳에 여러 이질적인 오브제들을 설치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인조 짚을 주재료로 사용한 '중간 유형' 연작, 금속 방울로 덮인 반구에 수도꼭지 손잡이를 부착한 '소리 나는 돌림 무엇이든 흐름 반구 #22'와 링거대에 전선과 전구, 여러 오브제를 매단 광원(光源) 조각인 '토템 로봇', 무당들이 사용하는 종이 무구에서 영감을 받은 '황홀망' 연작을 접이식 목재 병풍으로 제작한 작품 등 여러 시기 작품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국제갤러리는 소규모 뷰잉룸으로 사용되던 한옥 공간을 본격적인 전시 공간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커푸어 전시는 10월 22일, 양혜규 전시는 10월 8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