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회 윤대성 의원 "단순 결재라인 하나 더 만드는 것"
2018년 '자율적 국·실 설치 허용' 후 지자체들 앞다퉈 국(局) 설치

충북 보은군은 2019년 1월 행정조직 개편을 통해 '자치행정국'과 '산업경제국'을 신설했다.

"군청에 국장이 필요한가?"…한 지방의원의 뼈있는 지적
업무 효율성을 따지기보다는 '국장(4급)' 두 자리를 만드는 데 의미를 둔 조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장 숫자만큼 과장(5급) 자리가 신설돼 연쇄 승진이 가능해지고 조직과 인원도 덩달아 확대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2018년 시·군·구가 자율적으로 '국·실'을 설치하도록 허용했다.

이전 '인구 10만명 이상'으로 묶었던 제약을 푼 것이다.

이때부터 전국의 기초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국'을 설치했다.

충북에서도 종전 국 체제를 운영하던 청주·충주·제천시 이외에 8개 군이 앞다퉈 국을 설치했다.

고질적인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부군수(4급)한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실·과 체제로 운영되던 소규모 행정조직에 '국'이 올라앉으면서 없던 결재라인만 늘고 의사결정도 지연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일부는 '군수-부군수-실과장' 보고라인 속에서 국장이 배제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충북 A 군의 국장은 "규모가 작은 지자체는 실과장 중심으로 업무가 이뤄져 국장이 배제되거나 '뒷방 늙은이' 취급당할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경북 고령·영덕군과 전남 완도군 등은 민선 8기 들어 국을 폐지하는 행정조직개편을 한 사례도 있다.

"군청에 국장이 필요한가?"…한 지방의원의 뼈있는 지적
보은군의회 윤대성 의원은 30일 제384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국장에게 권한이나 책임은 주지 않고 단순히 결재라인만 만든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국장들의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국장 제도를 면밀히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 체제의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해 필요하다면 국을 없애고 실과 체제로 되돌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은군은 10월까지 새로운 행정수요 등을 파악하는 조직 진단을 하는 중이다.

그러나 국장 폐지 등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은군 관계자는 "민선 8기 들어 국장들의 기능과 역할이 증대되는 등 조직 내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미흡한 점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충북의 경우 이날 기준 국 폐지를 검토 중인 시·군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