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규 단장 부임 4년 동안 승률은 '하향곡선'
갈 길 잃은 롯데의 '프로세스'…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한때 성민규(41) 롯데 자이언츠 단장은 롯데의 개혁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프런트 경험을 앞세워 2019년 말 37세의 나이로 부임한 뒤 과감한 트레이드와 선수 영입으로 새바람을 불러왔고, 과학적 투수 훈련 시스템인 '드라이브 라인'을 도입했다.

예정된 절차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다는 의미의 이른바 '프로세스'를 지켜 롯데를 강팀으로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그의 별명은 '프로세성'이 됐다.

부임 4년 차를 맞이한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국내 에이스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원에 장기 계약을 체결하더니 포수 유강남(4년 80억원)과 내야수 노진혁(4년 50억원), 잠수함 투수 한현희(3+1년 40억원)까지 줄줄이 프리에이전트(FA)로 데려왔다.

갈 길 잃은 롯데의 '프로세스'…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올해 5월까지만 하더라도 성 단장의 '프로세스'는 부임 4년 차에 드디어 빛을 보는 듯했다.

FA 영입 삼총사의 활약과 나균안의 에이스 도약, 방출 선수 출신인 안권수의 활약이 더해져 5월까지 리그 1위를 질주했다.

6월 초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고,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롯데 자이언츠처럼 실력 위주로 인재를 기용하라"고 주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는 6월 이후 성적이 떨어졌고, 급기야 6월 말에는 코치진 사이의 내부 불화설이 불거져 일부 코치진이 2군으로 내려갔다.

이를 계기로 롯데의 추락은 가속했고, 지난 28일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을 이유로 자진해서 사퇴하며 롯데는 선장을 잃었다.

아직 정규리그 36경기가 남았지만,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프로세스'로 진행한 롯데의 4번째 시즌도 실패로 끝날 처지다.

무엇보다 성 단장 부임 후 매년 성적이 떨어졌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갈 길 잃은 롯데의 '프로세스'…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단장으로 맞이한 첫 시즌인 2020년은 71승 72패 1무(승률 0.497)로 7위를 했고, 이듬해는 65승 71패 8무(승률 0.478)로 8위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64승 76패 4무(승률 0.457)로 승률이 더 내려갔고, 순위는 그대로 8위였다.

이번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나 50승 58패(승률 0.463)로 앞선 두 시즌과 승률이 대동소이하다.

성 단장과 극한의 갈등을 빚었던 허문회 전 감독의 첫 시즌인 2020년 성적이 최근 4시즌 가운데 가장 좋았다.

성 단장이 임명한 허문회, 서튼 두 명의 전 감독은 좋은 모습으로 작별하지 못했다.

성 단장이 "최고의 영입"이라고 추켜세웠던 허 전 감독은 2021년 5월에 경질됐고, 바통을 이어받은 서튼 감독은 세 시즌 동안 지도력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갈 길 잃은 롯데의 '프로세스'…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내년까지 팀 살림을 꾸리기로 한 성 단장은 현재 계약대로면 성적 부진을 책임져야 할 운영 최고 책임자임에도 세 번째 감독 선임에도 관여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롯데와 재계약한 성 단장의 계약 기간은 1년의 성과를 평가받고 1년을 연장하는 '1+1년'이 아니라 2년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으로 성 단장 체제가 내년에도 이어지려면, 수일 내로 극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희망을 걸어볼 만한 승률 5할을 회복하려면 남은 36경기에서 22승 14패(승률 0.611)가 필요하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성 단장의 잔여 계약과 무관하게, 이번 시즌 롯데 성적표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