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후 첫 해군절 사령부방문…딸 주애와 축하연도
공군절 행사 관련 기사는 12년째 전무…2019년 이후 비행장 5곳 이상 철거
[평양NOW] 김정은 "해·육·공군으로 불려야"…해군 띄우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 방문에 나서는 등 해군 창립 74주년을 대대적으로 기리고 있다.

해군절보다 8일 빠른 공군절을 조용하게 지나간 것과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김정은은 해군절 전날인 지난 27일 딸 주애 양과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당정을 대표해 꽃바구니를 전하고 축하 연설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9일 밝혔다.

김정은이 해군절에 해군 지휘 본부를 방문한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하고 전략순항 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지난 21일 보도된 바 있다.

북한은 당초 김일성 주석이 해안경비 임무를 맡은 수상보안대를 조직한 1946년 6월 5일을 해군절로 기념했다.

그러다가 2014년부터 수상보안대가 확대 강화돼 정규 해군인 '조선 함대'가 창설된 1949년 8월 28일을 해군절로 삼고 있다.

김정은은 27일 연설에서 해군과 해병을 치하하며 "해군의 역할의 중요성, 특히 (3면이 바다인) 우리 국가의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하여 앞으로는 '육, 해, 공군'이 '해, 육, 공군'이라고 불리워져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군은 유사시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주권과 존엄, 발전이익을 수호하는 데서 제일 큰 몫을 맡아 수행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설 말미에도 "나는 우리 해군을 제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저녁에는 김명식 해군사령관(대장), 김창국 정치위원(중장) 등 군정지휘관과 해군 동·서함대장, 수상·수중함선 전대장, 특수작전부대 지휘관을 초대해 경축연회도 마련했다.

[평양NOW] 김정은 "해·육·공군으로 불려야"…해군 띄우기
북한 관영 매체들은 28일부터 이틀간 해군절 관련 기사를 10건 넘게 쏟아냈다.

북한 매체들은 2000년 이후 매년 해군절을 전후해 관련 기사를 한두 건 게재해 왔지만, 올해처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공군절(8월 20일)에 대한 보도가 김정은이 집권한 2012년 이후 일절 나오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은 2019년 이후 원산 등에서 비행장 5곳 이상을 철거하는 등 공군 시설을 줄이고 있다.

함경북도 중평(200㏊), 함경남도 연포(277㏊), 평양 강동지구(280㏊)에서는 대형 온실농장을 지으면서 3개 비행장과 공군 시설을 철거했거나 철거할 예정이다.

[평양NOW] 김정은 "해·육·공군으로 불려야"…해군 띄우기
북한이 공군 시설을 눈에 띄게 줄이는 대신 해군을 중시하는 것은 잠수함 등 해군력 강화를 통해 핵무력 활용에 나서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영상분석센터장은 "2019년 하반기 강원도 원산의 김정은 전용 1호 비행장을 승마장으로, 2021년경 평안북도 의주비행장을 코로나 방역·격리 시설로 변경했고 묘향산 김정은 전용 비행장도 철거해 빈 부지만 남았다"며 "한·미에 밀리는 재래식 무기는 포기하고 핵미사일에 올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핵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며 "미국이 핵미사일을 격추할 수는 있지만 잠수함에 핵무기를 싣고 서부 캘리포니아 연안까지 가서 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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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