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9개월 연속 경기부진 경고등…성장률 전망치도 1%대로
중국이 심각한 부동산 시장 위기 속에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진입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만에서도 경기 부진을 알리는 경고등이 9개월 연속으로 켜졌다.

29일 대만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국가발전위원회(NDC)는 전날 발표한 최신 경기 전망에서 경기 부진을 뜻하는 '남색 불'이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9개월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9월부터 2009년 5월까지 9개월 연속 남색 경고등이 켜진 것과 같은 기록이다.

7월에도 경기 종합 판단점수는 남색에 해당하는 15점으로 표시됐다.

6월(13점)보다 2점 올랐지만, 여전히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만은 경기 상황을 홍색, 황홍색, 녹색, 황남색, 남색 등 5가지 색깔의 불빛으로 표시한다.

홍색은 호황, 황남색은 경기 둔화, 남색은 경기 부진을 의미한다.

만약 내달까지 남색 불이 들어온다면 역대 최장인 2015년 6월∼2016년 3월의 10개월 연속 남색 경고등 기록을 되풀이하게 된다.

NDC는 대만의 경기 부진 장기화의 이유로 우선 전 세계 최종 소비 수요의 부진으로 인해 생산과 무역 지표가 지속적으로 저조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럼에도 7월 경기 상황이 6월에 비해 다소 나아진 것에 대해서는 "주식 거래 열풍으로 인한 금융 지표의 회복세, 노동시장의 안정세 유지, 소매업·요식업 매출의 성장세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NDC는 이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데이터 서비스의 수요 증가에 주목하면서 "하반기에는 AI 등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개발, 소비자용 전자제품 성수기 등으로 인한 수출 동력 증가, 지속적인 친환경에너지 투자, 탄소중립, 디지털화와 정부의 각종 정책 투자 등으로 인해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세계 통화정책 동향과 지정학적 정세의 변화에 계속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 통계당국인 주계총처는 지난 18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61%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 전망치인 2.04%보다 0.43%포인트 내려 8년 전인 2015년의 1.47% 이후 가장 낮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