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강노들섬클래식' 공연 포스터
'2023 한강노들섬클래식' 공연 포스터
서울문화재단이 유니버설발레단 등 민간 발레단 3곳과 함께 국내 첫 야외 전막 발레 공연인 ‘백조의 호수’를 오는 10월 한강 노들섬 무대에 올린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오는 10월 14~15일 양일간 오후 6시부터 첫 공연으로 시대를 초월한 고전발레인 ‘백조의 호수’를 노들섬 야외무대에 올린다”며 “그동안 국내에서 갈라나 단막 발레 야외 공연을 한 적은 있었지만 완결성을 갖춘 장막 발레극 야외 공연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서울문화재단의 야외 발레 공연은 유니버설발레단이 1992년 국내 초연한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올려온 버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총 4막의 프티바·이바노프 버전을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 등이 2막4장으로 구성한 공연을 인터미션 없이 약 90분의 상연시간(러닝타임)으로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의 총감독을 맡은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야외에서 전막 발레를 공연하는 게 쉽지 않지만 관객들이 한강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어우러져 최고의 예술성을 맛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단장은 “실내 극장과 달리 무대 전환이 여의치 않고, 인터미션이 없어 분장을 고칠 시간이 부족해 한 명의 발레리나가 함께 맡는 흑조 오딜과 백조 오데트를 무용수 두 명이 나눠 맡게 된다”며 “1막에서 꽤 길게 나오는 3인무를 제외하고, 군무를 축소하는 등 야외 무대 환경에 맞춘 특별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회에서 강미선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2023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회에서 강미선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이번 공연에는 유니버설발레단 무용수들을 주축으로 서울발레시어터와 와이즈발레단의 여성 무용수 단원들이 함께한다. 지난 6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에서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받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이 오데트로 무대에 오른다. 강미선은 “호수의 전경을 배경으로 한 ‘백조의 호수’ 공연과 한강 배경의 야외 무대가 멋지게 어울릴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무용수 이현준이 지그르리트, 수석무용수 홍향기가 흑조인 오딜로 출연한다.

발레공연 1주일 뒤인 10월 21~22일에는 로시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가 노들섬 야외무대에 오른다. 이번 오페라 공연은 서울문화재단이 자체 제작한다. ‘세비야의 이발사’는 부파(희극 오페라)의 거장 로시니(1792∼1868)의 대표작이다. 젊은 귀족 알마비바 백작이 우여곡절 끝에 평민 연인 로지나와 결혼하는 해프닝을 다루면서 시대를 풍자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더 메트) 주역으로 데뷔해 주목받은 소프라노 박혜상(로지나 역)을 비롯해 테너 김성현(알마비바 역)과 바리톤 안대현(피가로 역) 등이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표현진은 “19세기 오페라 부파의 진수인 ‘세비야의 이발사’는 로시니가 23세에 작곡한 만큼 청년의 감정이 그대로 담긴 작품”면서 “제가 비극 오페라을 많이 하는 연출가로 알려졌는데 부파도 잘 한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2023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회에서 소프라노 박혜상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2023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회에서 소프라노 박혜상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이창기 대표는 “지난해 처음 열린 ‘한강노들섬 클래식’은 오페라 한 공연('마술피리')만 했지만 올해는 오페라에 발레를 추가해 야외 공연 두 편을 올린다”며 “앞으로 두 장르 이외의 기초 순수예술 장르를 더해 서울 시민들이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야외 공연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레와 오페라 각 2회씩 모두 4회 열리는 ‘한강노들섬클래식’ 공연은 작년과 같이 무료로 개최한다. 1800석 규모의 객석(비지정석)은 다음달 13일부터 인터파크 티켓에서 1인(ID당) 4매까지 예매할 수 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