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인도 총리와의 통화서 밝혀…지난주 남아공 브릭스 회의도 불참
"푸틴, 내달 인도 G20 회의도 불참…라브로프 외무가 대신 참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중순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이뤄진 푸틴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전화통화 결과를 설명하는 인도 총리실 성명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모디 총리에게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인도 총리실은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모디 총리에게 다음 달 9~10일 뉴델리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대신 참석할 것이라고 알렸다"고 설명했다.

총리실은 "러시아 측의 결정에 대해 모디 총리가 이해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도 푸틴 대통령이 인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모디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우크라이나 침공전을 벌이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범죄 혐의로 그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탓에 외국 방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는 ICC 회원국에 입국할 경우 체포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24일 ICC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도 불참하고,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대신 참석시켰다.

내달 G20 정상회의를 주관하는 인도는 ICC 회원국은 아니지만 서방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회의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빚어질 마찰을 우려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는 지난 2000년 ICC 설립의 근거가 된 로마규정에 서명했으나 이후 비준을 거부하면서 서명을 취소해 ICC의 관할권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전으로 서방과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G20 회의에 참석할 경우 다른 서방 지도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상황 등에 러시아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