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파견 대사들과 연례 회의…"사헬 지역에 군사 쿠데타라는 전염병 확산"
이란 정부엔 구금된 프랑스인 4명 석방 촉구

마크롱 "주니제르 대사, 군부 압력에도 임무 수행할 것"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쿠데타를 일으킨 니제르 군부로부터 출국 통보를 받은 주니제르 프랑스 대사가 현지에서 계속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르몽드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주재한 연례 대사 회의에서 각국 대사의 노고를 위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니제르 군부는 지난 26일 실뱅 이테 주니제르 프랑스 대사에게 48시간 이내에 니제르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이테 대사가 니제르 신임 외무장관의 면담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프랑스는 니제르 군부를 합법적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축출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의 복귀를 지지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저는 우리의 정책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바줌 대통령의 용기와, 불법적인 당국의 모든 선언과 압력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현지 대사의 헌신에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와 프랑스 외교관들은 수단이나 니제르 등 특정 국가에서 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각자의 위치에서 경청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니제르를 포함한 사헬(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 "새로운 형태의 테러리즘"과 "군사 쿠데타라는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며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기니, 니제르에서 발생한 연이은 군사 쿠데타를 언급했다.

이어 "이전 쿠데타에 대해 일부가 보여준 나약함이 지역적 소명 의식을 키웠다"며 "이 지역의 모든 국가가 책임감 있는 정책을 채택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울러 프랑스가 아프리카에서 보호를 가장해 내정을 간섭하거나 통제하고 있다는 비판이나 프랑스군이 무력하다는 비판을 반박하며, 이들 지역에 프랑스군의 주둔을 유지하되 "아프리카 국가들이 요청하는 파트너십의 틀 안에서 조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 사회 내 유럽과 서구의 "약화 위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특정 국가를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새로운) 주요 국제 강대국의 출현"이 "서방과 우리 유럽을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남태평양 섬나라를 순방할 때도 "인도·태평양, 특히 오세아니아에 신제국주의가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외신들은 중국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란에 억울하게 구금된 프랑스인 4명의 석방도 촉구했다.

그는 "프랑스인들의 구금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이란 정부의 조치를 비판했다.

이란은 간첩 혐의 등을 적용해 이들을 구금하고 있으며, 앞서 다른 2명은 지난 5월 석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