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30m 아래 냄새까지"…국내 1·2호 수난탐지견 파도·규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수중 수색에 도움주는 '수난탐지견'…대구서 실종자 찾기도
2019년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에 수난탐지견 투입 소식 알려지며 국내도 도입 "수심 30m 아래에 묻힌 냄새도 맡을 수 있습니다.
"
지난 25일 오후 대구 달성군 구지면 인근 낙동강.
중앙119구조본부 119구조견교육대 소속 수난탐지견 '규리'는 김용완 교관을 따라 능숙하게 고무보트에 올라탔다.
수난탐지견은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나 구조자 수중 수색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는 구조견교육대의 벨지안 말리노이즈 종 '파도'와 규리만이 있다.
규리는 본격적인 수난탐지견 활동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물살을 가르는 뱃머리에 앉아 늠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훈련은 수심 5m 아래 강바닥에 숨겨진 시료를 찾는 임무로 진행됐다.
시신과 흡사한 냄새를 풍기는 머리카락, 치아, 손·발톱 등으로 구성된 시료는 교관들이 무게추를 달아 미리 숨겨놨다.
규리는 흔들리는 보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바닥을 유심히 살펴보며 후각으로 시료를 찾기 시작했다.
잠잠하던 규리는 10분쯤 지나자 교관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짖기 시작했다.
숨겨놓은 시료와 유사한 냄새를 찾으면 교관에게 보내는 신호다.
이를 확인한 교관은 규리가 좋아하는 장난감 공을 줬다.
일종의 보상인 셈이다.
김 교관은 "사료나 간식 등 일반 반려견 먹이도 보상으로 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물이 담겨있는 여러 양동이 중 피가 섞인 걸 찾는 훈련 등이 진행됐다.
수난탐지견을 이용한 수중 수색은 국내에서 아직은 낯선 분야다.
지난 2019년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현장에 외국의 수난탐지견이 수색에 동원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며 본격적으로 국내에도 수난탐지견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수난탐지견에 관한 사례가 국내에는 없어 해와 자료나 사례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김 교관은 "하필 코로나가 터져서 해외로 견학을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해외 자료들을 찾아가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파도'는 지난 2020년 말 자체 공인평가에 합격해 국내 1호 수난탐지견이 됐다.
규리는 국내 2호 수난탐지견이다.
시범운영 중인 119 수난탐지견은 이미 전국 수해 현장 곳곳을 누비며 실적을 쌓고 있다.
파도와 규리는 현장 30곳에 출동해 7명을 찾는데 큰 도움을 줬다.
지난 12일에는 달성군 가창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60대 남성의 시신을 사흘 만에 찾기도 했다.
당시 파도와 규리를 통해 추정했던 시신의 위치는 실제 위치와 불과 2m 거리였다고 한다.
김 교관은 "지난 몇 년간 노력해왔던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걸 증명해준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통상적으로 구조견들은 8∼9세가 되면 은퇴해 일반 가정집으로 입양돼 여생을 보낸다.
6세·4세인 파도와 규리는 올해말부터 실전 배치돼 앞으로 수년간 수색 현장을 누빌 예정이다.
김 교관은 "코로나 시절에 못 갔던 수난탐지견 선진국에 방문해 더 공부할 생각이다"라며 "더 많은 수난탐지견이 탄생해 현장을 다닐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9년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에 수난탐지견 투입 소식 알려지며 국내도 도입 "수심 30m 아래에 묻힌 냄새도 맡을 수 있습니다.
"
지난 25일 오후 대구 달성군 구지면 인근 낙동강.
중앙119구조본부 119구조견교육대 소속 수난탐지견 '규리'는 김용완 교관을 따라 능숙하게 고무보트에 올라탔다.
수난탐지견은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나 구조자 수중 수색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는 구조견교육대의 벨지안 말리노이즈 종 '파도'와 규리만이 있다.
규리는 본격적인 수난탐지견 활동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물살을 가르는 뱃머리에 앉아 늠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훈련은 수심 5m 아래 강바닥에 숨겨진 시료를 찾는 임무로 진행됐다.
시신과 흡사한 냄새를 풍기는 머리카락, 치아, 손·발톱 등으로 구성된 시료는 교관들이 무게추를 달아 미리 숨겨놨다.
규리는 흔들리는 보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바닥을 유심히 살펴보며 후각으로 시료를 찾기 시작했다.
잠잠하던 규리는 10분쯤 지나자 교관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짖기 시작했다.
숨겨놓은 시료와 유사한 냄새를 찾으면 교관에게 보내는 신호다.
이를 확인한 교관은 규리가 좋아하는 장난감 공을 줬다.
일종의 보상인 셈이다.
김 교관은 "사료나 간식 등 일반 반려견 먹이도 보상으로 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물이 담겨있는 여러 양동이 중 피가 섞인 걸 찾는 훈련 등이 진행됐다.
수난탐지견을 이용한 수중 수색은 국내에서 아직은 낯선 분야다.
지난 2019년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현장에 외국의 수난탐지견이 수색에 동원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며 본격적으로 국내에도 수난탐지견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수난탐지견에 관한 사례가 국내에는 없어 해와 자료나 사례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김 교관은 "하필 코로나가 터져서 해외로 견학을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해외 자료들을 찾아가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파도'는 지난 2020년 말 자체 공인평가에 합격해 국내 1호 수난탐지견이 됐다.
규리는 국내 2호 수난탐지견이다.
시범운영 중인 119 수난탐지견은 이미 전국 수해 현장 곳곳을 누비며 실적을 쌓고 있다.
파도와 규리는 현장 30곳에 출동해 7명을 찾는데 큰 도움을 줬다.
지난 12일에는 달성군 가창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60대 남성의 시신을 사흘 만에 찾기도 했다.
당시 파도와 규리를 통해 추정했던 시신의 위치는 실제 위치와 불과 2m 거리였다고 한다.
김 교관은 "지난 몇 년간 노력해왔던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걸 증명해준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통상적으로 구조견들은 8∼9세가 되면 은퇴해 일반 가정집으로 입양돼 여생을 보낸다.
6세·4세인 파도와 규리는 올해말부터 실전 배치돼 앞으로 수년간 수색 현장을 누빌 예정이다.
김 교관은 "코로나 시절에 못 갔던 수난탐지견 선진국에 방문해 더 공부할 생각이다"라며 "더 많은 수난탐지견이 탄생해 현장을 다닐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