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 강제로 차에 태워 15시간 감금…스토킹범 징역 5년
헤어진 여자친구를 스토킹한 끝에 강제로 차에 태워 15시간 동안 감금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김정아 부장판사)는 25일 선고 공판에서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감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4)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각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과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는 헤어진 피해자에게 집착해 스토킹하고 감금하는 등 범행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A씨는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피해자를 숨기며 범행을 은폐하려 해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피해자를 비난하며 2차 가해를 하고 (피해자가) 신상을 속여서 범행했다고 책임을 돌리는 등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A씨가 일부 범행을 인정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하고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A씨는 지난 3월 14일 오후 6시 40분께 서울 강남의 치과 앞 공영주차장에서 전 여자친구 B씨를 자신의 포르쉐 승용차에 강제로 태우고 경기 김포 집으로 데려가 15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다음 날 오전 피해자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B씨의 신체를 강제로 만지는 등 유사강간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경찰은 집을 수색하던 중 장롱 안에 있던 B씨를 발견해 구조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7월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난 B씨와 2주가량 교제하다가 헤어진 뒤에도 재회를 강요하며 상습적으로 스토킹했다.

그는 "너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나쁘다", "흥신소에 1천만원을 쓴 이유가 뭘 것 같으냐"며 B씨를 수 차례 위협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계속된 스토킹에 지친 B씨가 연락처를 바꾸자 평소 피해자가 다니던 치과에 연락해 바뀐 전화번호와 진료 예약 일정을 알아내기도 했다.

그는 B씨의 예약 당일 치과 앞에서 3시간 동안 기다렸고, B씨가 나오자 차량에 강제로 태운 뒤 집으로 데려가 감금했다.

A씨는 B씨를 감금하고는 "내 마음에 드는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내일도 계속 같은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며 협박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