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 매체 보도 없어…연속 실패로 체면 구겨 부담 느끼는 듯
북한, '정찰위성 발사 실패' 또 北주민에는 감췄다
북한은 지난 24일 제2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외국 대상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비교적 신속하게 발표했지만, 북한 주민이 보는 대내 매체에는 25일까지도 관련 소식이 보도되지 않았다.

지난 5월 31일 제1차 발사에 이어 이번에도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리지 못해 체면을 구긴 사실을 북한 주민에게 바로 알리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전날 새벽 3시 50분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신형 로켓 '천리마-1형'를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천리마-1형의 1, 2단 로켓은 모두 정상 비행했지만, 3단 로켓은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의 오류로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했다.

통신은 정찰위성 발사 약 2시간 반 만인 오전 6시 15분 보도를 통해 실패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 매체는 이날까지도 제2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5월 31일 제1차 정찰위성 발사 때도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신속하게 실패 사실을 인정했지만, 대내 매체는 상당 기간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노동신문 등 대내 매체에 제1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 사실이 처음 언급된 것은 6월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8차 전원회의 개최 소식을 전할 때였다.

당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6월 16∼18일 8차 전원회의가 열렸고, 5월 3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가장 엄중한 결함"으로 지적했으며, 이른 시일 안에 성공적인 발사를 재차 다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번 정찰위성 발사 실패 직후 대외 매체를 통해 10월 중 제3차 발사할 것을 예고했기 때문에 다음 달 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9·9절) 기념행사 등을 계기로 대내 매체에도 제2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 사실이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3차 발사 시기는 10월 1일부터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사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날짜에 의미를 부여하므로 그(10월 10일 당 창건일)쪽 중심으로 일정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