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인데 소비 급감할라" 어민들 시름…지자체는 소비촉진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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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오늘 오후 오염수 방류 계획에 어민들 불안감 최고조
방류전인데도 어시장 소비 꽁꽁…방어와 고등어 거래 가격 급감
지방자치단체, 방사능 검사 장비와 검사 횟수 확대 하는 등 안간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기로 한 24일 오후를 앞두고 동해안과 남해안을 비롯한 전국 어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손님 발길이 뚝 끊길 것"이란 걱정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수산물 불안감 해소와 소비 촉진을 위한 대책을 서두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24일 오후 1시께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어민들 "추석 앞두고 날벼락…생계 걱정 태산"
"내일 경매장 나갈 생각만 하면 답답합니다.
작년 대비 수산물 소비가 4분의 1은 줄어든 것 같은데, 수산물 가격도 더 내려가겠죠.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어민 심명수(58)씨는 통화를 하자마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전북 군산에서 수산물을 잡아 38년간 생계를 이어온 그는 오염수 방류만 생각하면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온다"고 했다.
심 씨는 "오염수 방류로 당장 수산물이 안 팔릴 것"이라며 "벌써 팔지 못한 물고기들이 많아져 냉동실에 얼려두거나 활어차 물을 빼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달 뒤가 추석인데, 꽃게나 전어 등 선물 세트 예약도 없을 것 같다"며 "어민들은 생업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면서 어민들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이 벌써 타격을 입고 있다.
부산 대표 자갈치 시장과 민락 수변공원 회 타운 등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빈자리가 남아돌고 있고, 제주시 동문수산시장은 한산한 분위기다.
20년 넘게 동문수산시장에서 장사하는 50대 A씨는 "한가한 날도 오전 10시 전후, 오후 5∼7시께는 바빴는데, 요즘에는 시간 상관없이 사람이 없어 좌판 사이 길이 뻥뻥 뚫려 아우토반(고속도로)이 따로 없다"며 "오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가 장사가 더 잘됐다"고 말했다.
전국 수산물 유통의 30%를 담당하는 수산물 산지 어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에서는 이미 수산물 경매가의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소속 배들이 잡아 온 방어의 경우 평소 같으면 1상자에 4만∼5만원에 팔렸는데 전날은 반값 이하로 경매가 낙찰됐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 가격도 평소보다 10∼20%가량 낮게 책정이 되고 있다.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축제를 앞둔 지역민들도 걱정이 컸다.
오는 29일부터 부산 명지시장 전어축제가 열리는데, 상인들은 여파를 피해 갈 수 없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
천동식 전어축제추진위원회 회장은 "3년간 코로나19로 손님이 확 줄었다가 지난해 말부터 회복되기 시작했는데 지금 방류하면 우리 어민들과 상인들은 어떻게 하냐"며 "모처럼 숨통이 트이나 싶었는데 오염수 방류로 걱정이 너무 크다"며 노심초사했다.
◇ 방사능 신속 검사·판촉 확대…지자체 총력
어민들의 걱정이 쏟아지자 각 지방자치단체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는 방사능 검사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는 산지와 어종을 불문하고 모든 수산물을 대상으로 매일 표본조사를 시행해 검사 결과를 실시간 공개할 계획이다.
서울 수산물 유통량의 21.7%를 차지하는 가락시장, 노량진시장, 수협강서공판장 등 3대 도매시장에서는 휴무일인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방사능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북도도 도내에서 생산·유통되는 수산물의 안전성 검사를 전년 562건에서 970건으로 확대하고 방사능 검사 장비인 감마핵종분석기 1대를 추가로 구입한다.
강원도도 주요 위판장의 수산물을 월 2회 검사하던 것을 오염수 방류 이후 매일 검사하는 것으로 바꾸기로 했고, 제주도는 방사능 검사 대상을 기존 양식수산물 70종에서 200종까지 확대했다.
경남도는 방사능 검사를 유튜브(경남TV)로 생중계하고, 방사능 검사 도민참관 행사를 월 1회에서 주 1회로 확대해 방사능 안전에 대한 도민 신뢰도를 높일 방침이다.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어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여러 정책도 시행된다.
부산시는 '안심 소비 캠페인'과 지역 축제·행사와 연계한 수산물 소비 촉진 사업을 발굴하고 나섰다.
전남도도 수산물 소비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 촉진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예비비 16억원을 확보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를 통해 도내 수산물 할인 판촉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내 대기업 구내식당에 수산물 납품 시 기업 납품가와 시중가의 납품단가 차액을 지원하며, 지역축제 등과 연계한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와 자체 대규모 할인 판촉 행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에 따른 도민 불안 해소, 수산업계 지원 강화, 수산물 소비 촉진 및 판촉 확대를 위한 세부 사업을 마련했다"며 "안전이 확인된 수산물만 유통될 수 있도록 남해안 연안 지자체 등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승현 김근주 고성식 박정헌 전창해 이승형 차근호 김소연 신민재 이상학 박성제 백나용 나보배 기자)
/연합뉴스
방류전인데도 어시장 소비 꽁꽁…방어와 고등어 거래 가격 급감
지방자치단체, 방사능 검사 장비와 검사 횟수 확대 하는 등 안간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기로 한 24일 오후를 앞두고 동해안과 남해안을 비롯한 전국 어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손님 발길이 뚝 끊길 것"이란 걱정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수산물 불안감 해소와 소비 촉진을 위한 대책을 서두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24일 오후 1시께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어민들 "추석 앞두고 날벼락…생계 걱정 태산"
"내일 경매장 나갈 생각만 하면 답답합니다.
작년 대비 수산물 소비가 4분의 1은 줄어든 것 같은데, 수산물 가격도 더 내려가겠죠.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어민 심명수(58)씨는 통화를 하자마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전북 군산에서 수산물을 잡아 38년간 생계를 이어온 그는 오염수 방류만 생각하면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온다"고 했다.
심 씨는 "오염수 방류로 당장 수산물이 안 팔릴 것"이라며 "벌써 팔지 못한 물고기들이 많아져 냉동실에 얼려두거나 활어차 물을 빼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달 뒤가 추석인데, 꽃게나 전어 등 선물 세트 예약도 없을 것 같다"며 "어민들은 생업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면서 어민들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이 벌써 타격을 입고 있다.
부산 대표 자갈치 시장과 민락 수변공원 회 타운 등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빈자리가 남아돌고 있고, 제주시 동문수산시장은 한산한 분위기다.
20년 넘게 동문수산시장에서 장사하는 50대 A씨는 "한가한 날도 오전 10시 전후, 오후 5∼7시께는 바빴는데, 요즘에는 시간 상관없이 사람이 없어 좌판 사이 길이 뻥뻥 뚫려 아우토반(고속도로)이 따로 없다"며 "오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가 장사가 더 잘됐다"고 말했다.
전국 수산물 유통의 30%를 담당하는 수산물 산지 어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에서는 이미 수산물 경매가의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소속 배들이 잡아 온 방어의 경우 평소 같으면 1상자에 4만∼5만원에 팔렸는데 전날은 반값 이하로 경매가 낙찰됐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 가격도 평소보다 10∼20%가량 낮게 책정이 되고 있다.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축제를 앞둔 지역민들도 걱정이 컸다.
오는 29일부터 부산 명지시장 전어축제가 열리는데, 상인들은 여파를 피해 갈 수 없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
천동식 전어축제추진위원회 회장은 "3년간 코로나19로 손님이 확 줄었다가 지난해 말부터 회복되기 시작했는데 지금 방류하면 우리 어민들과 상인들은 어떻게 하냐"며 "모처럼 숨통이 트이나 싶었는데 오염수 방류로 걱정이 너무 크다"며 노심초사했다.
◇ 방사능 신속 검사·판촉 확대…지자체 총력
어민들의 걱정이 쏟아지자 각 지방자치단체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는 방사능 검사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는 산지와 어종을 불문하고 모든 수산물을 대상으로 매일 표본조사를 시행해 검사 결과를 실시간 공개할 계획이다.
서울 수산물 유통량의 21.7%를 차지하는 가락시장, 노량진시장, 수협강서공판장 등 3대 도매시장에서는 휴무일인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방사능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북도도 도내에서 생산·유통되는 수산물의 안전성 검사를 전년 562건에서 970건으로 확대하고 방사능 검사 장비인 감마핵종분석기 1대를 추가로 구입한다.
강원도도 주요 위판장의 수산물을 월 2회 검사하던 것을 오염수 방류 이후 매일 검사하는 것으로 바꾸기로 했고, 제주도는 방사능 검사 대상을 기존 양식수산물 70종에서 200종까지 확대했다.
경남도는 방사능 검사를 유튜브(경남TV)로 생중계하고, 방사능 검사 도민참관 행사를 월 1회에서 주 1회로 확대해 방사능 안전에 대한 도민 신뢰도를 높일 방침이다.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어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여러 정책도 시행된다.
부산시는 '안심 소비 캠페인'과 지역 축제·행사와 연계한 수산물 소비 촉진 사업을 발굴하고 나섰다.
전남도도 수산물 소비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 촉진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예비비 16억원을 확보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를 통해 도내 수산물 할인 판촉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내 대기업 구내식당에 수산물 납품 시 기업 납품가와 시중가의 납품단가 차액을 지원하며, 지역축제 등과 연계한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와 자체 대규모 할인 판촉 행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에 따른 도민 불안 해소, 수산업계 지원 강화, 수산물 소비 촉진 및 판촉 확대를 위한 세부 사업을 마련했다"며 "안전이 확인된 수산물만 유통될 수 있도록 남해안 연안 지자체 등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승현 김근주 고성식 박정헌 전창해 이승형 차근호 김소연 신민재 이상학 박성제 백나용 나보배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