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당국, 사고 발생 3시간여 뒤 프리고진 탑승 사실 공식 확인
'추락 사고' 프리고진 전용기, 이륙 15분 만에 레이더서 사라져
23일 추락 사고가 난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 전용기는 이륙 15분 만에 운항에 이상이 발생했으며, 러시아 당국은 사고 발생 3시간여 뒤에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탑승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와 RBC, 폰탄카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이 탑승한 엠브라에르 레거시 제트기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기 위해 전날 오후 6시 59분(모스크바 시각) 모스크바 외곽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이륙했으며, 약 15분 뒤 트베리 지역 상공을 지나던 중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이후 오후 7시 25~30분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해당 비행기가 트베리 지역 쿠젠키노 주변에 추락했다는 소식이 처음으로 올라왔으며, 20여분 뒤 러시아 비상사태부도 사고 발생 사실을 알렸다.

비상사태부는 텔레그램 채널에서 "(사고 비행기에는) 승무원 3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탑승했다"며 "예비 정보에 따르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발표에서는 사고 비행기에 프리고진이 탑승했는지가 확인되지 않았다.

프리고진이 해당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오후 8시 1분으로, 러시아 타스 통신은 러시아 연방 항공운송국을 인용해 이런 사실을 보도했다.

다만 베도모스티 역시 해당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항공운송국에 질의했으나 "통합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대답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당시까지만 해도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실제 사망했는지는 불명확했으며,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오후 9시 11분 해당 사고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의 친러 행정부 위원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오후 9시 20분께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서 프리고진과 그의 최측근 드미트리 우트킨이 이날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이후 1시간 40분 뒤인 오후 11시 러시아 연방항공운송국은 사고 비행기 탑승객 명단에 프리고진과 우트킨 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신의 요식업체를 통해 러시아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음식을 공급해온 프리고진은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혔다.

특히 프리고진이 2014년에 창설한 바그너그룹은 아프리카 등 분쟁 지역에 러시아 정부를 대신해 개입해 지역 정세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프리고진은 작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참전해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등 공을 세웠으나, 이 과정에서 탄약 지원 등을 두고 군부와 첨예한 갈등을 겪었다.

또 지난 6월 말 러시아 군 수뇌부 처벌을 요구하며 수천 명의 용병을 이끌고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반란을 일으켰다가 하루 만에 중단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