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석 루닛 대표가 2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창립 10주년 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담은 ‘비전 2030’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김예나 기자
서범석 루닛 대표가 2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창립 10주년 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담은 ‘비전 2030’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김예나 기자
루닛이 새롭게 진출할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의 핵심은 ‘연결’에 있습니다. 모든 의료 빅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통합형 AI 플랫폼을 개발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10년 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습니다.”

루닛은 24일 서울 강남구 루닛 본사에서 창립 10주년 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담은 ‘비전 2030’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서범석 루닛 대표는 “기존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AI 솔루션 개발사업에 이어, 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사업에 신규 진출한다”고 말했다.

의료 데이터 통합관리 AI 플랫폼 구축

서 대표는 “암은 매우 복잡한 질환으로, 이에 따라 암을 세분화해 효과적인 진단과 치료를 하는 정밀 의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암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각 환자에 맞는 진단과 치료를 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통합해 정밀 분석하는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루닛은 암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해 데이터-AI 선순환 생태계(Data-AI Flywheel Ecosystem)를 활성화하고, 환자 데이터를 통합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AI 플랫폼 개발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자동화된 AI 모델을 통해 학습함으로써 암 진단 및 치료 예측 정확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빨리 암을 발견하고, 맞춤형 정밀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또 플랫폼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과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서 대표는 “영상, 조직, 유전체, 혈액, EMR, 보험 청구 등 개별적으로 데이터 수집하는 데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이를 통합하는 의료 데이터 통합관리 AI 플랫폼을 구축하면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좀 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닛은 AI 플랫폼 개발을 위해 전 세계 검진센터, 지역거점 병원, 임상시험 기관, 암센터 등에서 암 관련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고도화된 AI 학습 모델을 통해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이후 의료 데이터를 의료기관 시스템에 직접 설치해 관리하는 통합형 AI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자율형 AI와 암 검진 전신 MRI, 신약 개발 등 신성장 동력

루닛 “통합형 AI 플랫폼의 핵심은 ‘연결’…2033년 매출 10조원 목표”
루닛은 ‘자율형 AI(Autonomous AI)’, ‘전신 MRI(Whole-body MRI)’와 같은 차세대 암 정밀진단 신제품 개발에도 나선다.

서 대표는 “향후 AI의 판독 정확도가 100%에 가까워 자율형 AI가 독립적으로 영상을 판독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며 “루닛은 AI가 스스로 진단하는 자율형 AI 제품 개발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챗GPT’처럼 하나의 AI 플랫폼으로 여러 가지 기능이 가능한 파운데이션 모델 방식의 AI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파트너사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고, 직간접 가치 창출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하나의 의료영상으로 온몸에 존재하는 모든 암을 검진하는 전신 MRI 개발도 추진한다. 서 대표는 “전신 MRI는 기존 영상진단 방식에 비해 높은 검출률과 낮은 위양성률을 보이고, 방사선 노출 위험도 없어 암 검진을 위한 넥스트 솔루션이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MRI 검사가 발병률이 높은 5대 암을 기준으로 조성돼 전체 암종의 절반에 대해선 검진조차 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MRI와 AI의 결합으로 현재 검진 시스템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암종을 검진 체계로 편입해 모든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MRI에 AI를 결합함으로써 검사 시간을 단축하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닛 “통합형 AI 플랫폼의 핵심은 ‘연결’…2033년 매출 10조원 목표”
루닛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의 활용도를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3세대 면역항암제 대상의 바이오마커 개발에서 향후 4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로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최적의 암 치료를 위한 멀티오믹스(다중체학) 바이오마커도 개발한다. 서 대표는 “분석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병리학과 의료영상을 통합 학습하면 더 높은 항암제 치료 예측 효과가 기대된다”며 “차세대 멀티오믹스 바이오마커는 암 환자가 최적의 치료제를 선택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변화도 꾀하고 있다. 루닛은 루닛 스코프를 기반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License-in)을 추진하고, 이를 직접 개발 및 상업화하거나 대형 제약사에 기술이전(License-out)하는 방식의 사업 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루닛은 글로벌 의료AI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AI 기술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여 ‘AI를 통한 암 정복’이라는 창업 정신과 기업 철학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