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도 탈중국

올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죠. 우리 증시가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지표가 나왔습니다.

어제(각국 22일) 기준 세계 주요국 증시의 반년 등락폭을 살펴보면 홍콩 항셍지수가 가장 많이 빠진 것으로 확인됩니다. 중국 본토의 굵직한 기업들이 대부분인 항셍 지수는 최근 6개월 13%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코스피 4%, S&P 10%, 니케이 18% 상승과는 대조적이죠. 원인은 2018년 미·중 무역분쟁 이후 'Made in China'의 아성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주목할 점은 한국과 중국 주식시장이 디커플링, 즉 따로 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코스피와 상해종합지수의 상관계수가 줄어드는 사이 미국 S&P와는 닮아가는 모습인데요. 실제로 2016년 한한령 당시 뼈아픈 기억을 겪은 국내 기업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지나며 중국 의존도를 꾸준히 낮췄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33%) 기업들의 중국 법인 매출 비중은 6년간 3분의 1토막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양자역학을 아세요?"

'초전도체', '맥신'에 이어 이번엔 양자역학입니다. 오늘 시장을 휩쓴 테마인데, 계속된 전문 용어 등장에 물리를 모르면 투자도 못하겠다는 말이 나옵니다.

양자의 사전적 정의는 에너지의 최소량의 단위입니다. 한자 '헤아릴 량(量)'을 쓰는데요. 물질이 여러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가령 0이나 1 각각이 아닌 이것들이 겹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논리죠. 암호를 만들고 푸는 과정에서 양자역학을 쓰는 기술을 '양자 암호'라고 합니다.

오늘 국내 연구진이 양자컴퓨터에 쓰일 수 있는 물질을 찾아냈다는 소식에 관련 주가 들썩였습니다. 터븀인듐산화물(TbInO3)인데요. 오늘 코스닥에서만 11개의 상한가 종목이 쏟아졌는데, 8개가 양자 암호 및 양자 기술 관련 기업들입니다. 우리로, 케이씨에스, 텔레필드 등이 해당하고요. 대형주 가운데에선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등 통신 기업들이 상승 마감했습니다.

●"현 회장이 물러나야"

행동주의 펀드가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사내이사 해임을 주장하자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회사 답변에 따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등 추가 주주행동이 예고된 상황인데요.

KCGI자산운용은 현 회장이 너무 많은 연봉을 받고, 그룹 안에서 지나치게 많은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오늘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보낸 공개주주서한에 담긴 내용인데요.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 회장은 지난해 30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는데, 직원 평균의 서른 배가 넘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16억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되고요. 현대엘리베이터 외에도 현대아산과 현대무벡스 등 여러 계열사의 사내이사를 겸직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지난달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한 바 있죠. 지난 15일 KCGI자산운용이라는 새 이름을 내건 뒤 첫 주주활동인 만큼 시장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러한 소식에 장 초반 7% 넘게 상승한 주가는 최종 5.12%에 장을 마쳤습니다. 오늘 거래에서 개인은 150억 원 가까이 팔았고, 외국인이 100억 넘게, 기관이 50억 원 가까이 사들인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주주들은 "시총 3조는 넘어야 하는 기업인데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며 관심을 갖는 모습입니다.


박승완기자 pswan@wowtv.co.kr
이번엔 양자역학?…"현 회장이 물러나야" [마켓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