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닮은 양자 얽힘 현상 포착
빛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광양자(photon)의 ‘얽힘’ 현상이 해외 연구진에 의해 포착됐다. 포착된 양자 얽힘 현상(사진)은 태극의 ‘음양’ 형태를 닮아 눈길을 끈다. 양자 얽힘 현상을 이용한 양자 통신, 양자 센서 기술 수준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연구 성과라는 게 과학계 평가다.

캐나다 오타와대와 로마 사피엔자대 공동 연구팀은 ‘광양자 진폭 및 위상에 대한 간섭 영상’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를 통해 23일 공개했다. 양자 얽힘은 서로 떨어진 두 입자의 상태 변화가 밀접하게 연관 돼 있다는 양자 역학의 개념이다. 아직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양자 얽힘 현상을 이용하면 양자 통신 등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공동 연구팀은 양자 얽힘 현상을 시각화 하는 것에 집중했다. 연구팀은 나노초 단위의 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와 거울, 레이저 등을 이용해 실험장비(사진)를 구축했다. 405㎚(나노미터) 파장의 레이저를 0.5㎜의 얇은 수정체에 통과시켰다.
'태극' 닮은 양자 얽힘 현상 포착
이후 필터링 된 레이저를 직각 방향으로 꺾어 분리 시켰다. 산란된 빛을 서로 다른 두 개 카메라로 촬영했다. 포착된 데이터를 다시 분석해 시각화 하는 기법이 활용됐다. 시각화 된 얽힘 상태의 양자는 태극의 음양 무늬 닮았다.

이브라힘 카리미 캐나다 오타와대 양자연구회(넥스트퀀텀) 교수는 “양자의 위치, 속도와 같은 양자의 실체에 대한 다양한 측정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며 이번 연구 성과를 설명했다. 양자 얽힘 현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어 양자 통신을 개선하거나 양자 센서 기술 개발을 가속화 한다는 것이다.

양자 얽힘 현상은 아직 실험으로만 증명됐다. 아인슈타인에 따르면 빛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물질은 없다. 그러나 양자 얽힘을 이용하면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빛보다 빠르게 정보가 전달된다. 이른바 양자 공간이동이다.

얽힘은 서로 떨어진 두 입자의 상태 변화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양자역학 개념을 말한다. 존 클라우저 JFC협회 연구교수는 1974년 약 9.1m 떨어진 두 개의 지점에서 양자 얽힘을 이용해 빛보다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 성과를 인정받고 작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한편 한국 정부와 기업은 양자 과학기술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지원을 늘려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대한민국 양자 과학기술 전략’을 발표하고 2035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5년간 투자액(2761억원)의 열 배 이상이다. 세계 4위 양자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의 기술 수준을 세계 최선도국인 미국의 85% 수준(현재 62.5%)으로 끌어올린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