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감위, 불법행위시 즉시 탈퇴·회비 사전승인·연간활동 보고 권고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개 그룹 계열사 15곳이 일제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후신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합류했지만, 유일하게 삼성증권만 불참을 결정했다.

삼성증권이 4대그룹서 유일하게 '한경협 불참' 결정한 배경은
22일 삼성에 따르면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회원인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4곳은 전경련의 요청에 따라 준감위와 이사회의 논의를 거쳐 한경연의 한경협으로의 흡수 통합에 동의했다.

즉 한경협 합류를 결정한 것이다.

다만 한경연 회원사였던 삼성증권은 준감위 협약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경협에 통합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준감위 의견에 따라 불참하기로 했다.

현재 삼성 준감위와 협약을 맺은 곳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7곳이다.

삼성증권은 준감위 협약사가 아닌 만큼 정경유착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회원 자격 승계를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준감위는 지난 16일과 18일 두차례 임시회의 끝에 삼성 관계사에 한경협이 약속한 '싱크탱크 중심의 경제단체' 역할에 맞지 않는 ▲ 부도덕하거나 불법적인 정경유착 행위 ▲ 회비·기부금 등의 목적 외 부정한 사용 ▲ 법령·정관을 위반하는 불법 행위 등이 있으면 즉시 한경협을 탈퇴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할 경우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얻고, 특별회비 등 통상적인 회비 이외의 금원을 제공할 경우에는 사용목적, 사용처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후 준감위의 사전승인을 얻을 것을 권고했다.

매년 한경협에서 연간 활동 내용과 결산 내용 등을 받아 보고하는 내용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삼성증권이 4대그룹서 유일하게 '한경협 불참' 결정한 배경은
준감위는 "현재 시점에서 혁신안은 선언 단계에 있고 실제로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과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어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입장"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지난 18일 임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경유착의 고리를 정말 완전히 단절할 수 있는가가 가장 큰 논의의 대상이었다"며 "전경련의 인적 구성과 운영에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한경협으로의 흡수통합에 동의한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4곳은 "준감위의 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