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22일 중국 경기침체 우려가 장기화하며 국내 수출과 글로벌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우려의 본질은 정부의 부양정책에도 민간 심리 개선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2개월 만에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LPR을 연 3.45%로 0.1%포인트(p) 낮췄다.
다만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종전 금리를 유지했다.
그는 시장이 중국 금리 인하 폭에 실망했지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심리 악화로 빚을 쓰지 않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7월 정치국 회의에서 '부동산은 주거용이지 투기나 투자 대상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등 부동산 부양 의지를 시장에 보여줬다"면서 "그럼에도 민간 심리가 지속해서 악화해 소비 부진과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으로 이어지며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중국 경제의 문제는 "단순히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 가능성이 아니라 레버리지(차입)를 통한 성장의 한계"라며 "중국 정부가 사회를 구조조정하고 새로 동력을 찾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 경제지표 악화 →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 기대'로 연결됐던 종전의 사고방식도 바꿔야 한다며 "(지표 부진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보다 중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국내 수출과 글로벌 기업 수익성 등 전방위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촉각을 세웠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채 리스크로 인한 경기 둔화 압력은 국내 주력 수출지역인 중국은 물론 아세안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반기 강한 경기부양책이 실시되지 않는 한 중국과 아세안 지역의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국내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무역수지 역시 안정적 흑자기조 전환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주식팀도 "당장 우려되는 부분은 경제의 침체 사이클이 중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글로벌 수요에서 중국이 기여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산업의 업황 추세에 대해 세심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플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애플의 경우 미국 시장의 부진을 중국 시장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제품 매출의 성장세가 둔화한다"며 "중국의 제조업 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치며 지멘스의 공장 자동화 신규 수주 성장률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는 중국 경기 우려가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이다은 연구원은 "중국은 계획금융과 시장금융이 공존하는 이원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중국 정부의 금융시스템 내 통제력을 감안할 때 리먼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하기는 어렵다"면서 "중국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로 인해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라고 진단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미국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돼 국내 경기 민감·수출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이 원장은 20일 오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Fed가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으나 성장 전망은 하향하고 물가 전망은 상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음 달 2일 무역관행보고서 및 상호관세 발표를 기점으로 통상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질 경우 국내외 경제 및 시장 상황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어 "글로벌 경제·금융·정책 변화와 홈플러스 사태, 부동산 등 국내시장 동향을 종합적으로 점검·관리하면서 글로벌 경쟁 환경 및 산업별 경기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혁신 성장, 사업 재편, 불황 극복 등에 필요한 자금이 자본시장을 통해 원활히 조달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최근 일부 신흥국의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인도네시아 대표 지수는 4.9% 밀렸다. 19일 튀르키예 지수도 8.9% 급락했다. 이 원장은 해당 리스크가 국내로 전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기업의 유상증자에 대해선 기업과 적극 소통해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중점 심사를 통해 자금조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주주보호 강화와 공매도 제도 개선 등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를 일관되게 추진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했다.'홈플러스 사태'에 대해 이 원장은 "막연한 불안감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및 투자 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시장 위험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도 강렬한 패션으로 주주총회장에 등장해 주목받았다.20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호텔신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사장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의 코트 형태의 원피스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이 사장이 착용한 '벨트 크레이프 & 레이스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는 섬세한 레이스 디테일과 구조적인 실루엣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제작됐으며, 국내 공식 홈페이지 기준 780만 원에 판매 중이다.여기에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알라이아'의 블랙 송아지 가죽 벨트를 매치해 허리선을 강조하며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했다. 가격은 약 120만원으로. 현재는 품절된 상태다.신발은 샤넬 2024/2025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선보인 리미티드 에디션 쇼트 부츠(392만 원 상당)로 추정된다.경영인의 패션은 단순한 옷차림을 넘어 리더십과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 사장은 매년 주주총회장에서 클래식하면서도 독보적인 패션으로 관심을 끌었다.지난해 알렉산더 맥퀸의 화이트 자수 엠블럼 재킷으로 '올화이트' 패션을 선보이며 우아한 이미지를 연출했고, 2022년에도 같은 브랜드의 테일러링이 강조된 의상을 선택한 바 있다. 올해엔 '올블랙' 패션과 함께 신사업 확장 전략을 강조하며 호텔신라의 변화를 예고했다.주주총회에서 이 사장은 "각 사업이 가진 업(業)의 본질에 집중해 고객 관점에서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어 내고, 운영 효율을 최적화함으로써 위기 극복과 생존을 넘어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호텔신라의 신사업 전략을 직접 설명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의 주요 제품이 압도적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주가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술경쟁력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 약세가 지속됐다."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이처럼 사과했다. 스마트폰·TV·D램 점유율 '뚝'…"대응 늦어" 고백실제로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 전반에 걸쳐 위기를 겪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주요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수량 기준으로 전년보다 1.4%포인트 떨어진 18.3%를 기록했다. 2022년엔 21.7%였지만 이후 하락세다. 여러 시장조사업체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지난해 출하량 점유율을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을 정도로 애플과의 격차가 좁혀졌다.TV 시장 점유율은 2017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은 금액 기준 28.3%. 1년 전만 해도 30.1%를 차지했지만 20%대로 내려앉았다. 2021년부터 점유율을 소폭 확대하는 추세였지만 지난해 이 흐름이 멈췄다. 26.5% 점유율을 기록했던 2017년 이후 가장 낮다. 메모리 시장에서도 좀처럼 반등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금액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은 2022년 43.1%로 조사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마지막으로 30%대 점유율을 기록했던 2014년(39.6%)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이다. 또한 SK하이닉스보다 연간 영업이익이 뒤처졌고 대만 TSMC와의 격차는 벌어졌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상황.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인 전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