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기로 22일 결정했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염수 1일 최대 500t 방류…모두 처분하려면 30~40년 걸려

日 “삼중수소 농도 문제없다”

2011년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1~3호기에서는 하루 평균 130t의 방사성 오염수가 발생한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 처리한 뒤 부지 내 약 1000기(137만t 분량)의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서울광장 265개 크기인 원전 부지 4분의 1을 저장탱크가 차지하고 있다. 지난 5월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는 저장 능력의 97%에 도달했다.

ALPS로 정화 처리해도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을 걸러내지는 못한다. 일본 정부가 바닷물로 희석한 뒤 앞바다에 방류하는 방식을 택한 이유다. 24일 방류를 시작하면 도쿄전력은 ALPS로 오염수를 정부 기준까지 재정화한 뒤 희석·방류 설비에 있는 35개의 최종 저장탱크로 내보낸다.

최종 저장탱크에서는 하루 최대 500t의 오염수를 흘려보낸다. 흘러나온 오염수는 해수배관 헤더에서 해수이송펌프로 끌어올린 51만t의 바닷물과 섞여 희석된다.

희석된 오염수는 깊이 5m의 상류수조에 모인다. 이곳에 모인 오염수의 트리튬 농도는 L당 1500베크렐(㏃)까지 낮아진다. 2011년 폭발사고 전 후쿠시마 원전의 방류수와 같은 농도다. 일본 정부 배출 기준은 6만㏃, 세계보건기구(WHO)의 음료수 기준은 1만㏃이다.

상류수조를 채운 오염수는 깊이 16m의 하류수조를 거쳐 해저 파이프로 흘러간다. 해저 파이프는 원전 앞바다 1㎞ 앞까지 설치돼 있다. 수심 12m에 설치한 방류구를 통해 최종적으로 바다로 흘러간다.

방류구를 통해 흘러나온 오염수는 바닷물과 섞이면서 더욱 희석되고, 주변 2~3㎞ 지역을 제외하면 트리튬 농도는 전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설명이다.

최초 방류 시각 24일 아침 결정

마쓰모토 준이치 도쿄전력홀딩스 ALPS 처리수 대책 책임자는 지난달 21일 해외 언론 대상 설명회에서 “처리수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 방류 지점에서 10㎞ 떨어진 곳부터는 자연계의 트리튬과 구별이 안 될 정도로 희석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3월까지 방류할 처리수는 3만1200t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신중하게 적은 양부터 방류를 개시한다’는 방침에 따라 방류를 두 단계로 나눠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바닷물로 희석한 오염수를 수조로 옮겨 삼중수소 농도를 확인하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설비의 안전성과 운용 절차를 파악하기 위해 시험 방류를 할 방침이다. 오염수 설비에 이상이 생기면 긴급 차단 밸브가 자동으로 작동한다. 도쿄전력은 희석·방류 설비 두 곳에 긴급 차단 밸브를 설치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진도 5약 이상의 지진 및 지진해일(쓰나미), 파랑주의보 등 변수가 발생하면 해양 방류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최초 방류 시각은 24일 아침 결정될 전망이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모니터링하는 선박이 출항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해 정확한 시각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염수 방류는 30~40년이 걸릴 전망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관계 부처 장관회의에서 “수십 년이 걸리더라도 처리수의 처분이 완료될 때까지 정부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