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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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는 남인가?

팀장, 본부장, CEO가 부르면 어떻게 하는가? 내가 첫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책상만 붙여놓고 칸막이가 없었다. 다만, 조직장인 과장 자리는 과원들과 1m정도 거리를 두었고, 부장은 그 뒤로부터 2m, 본부장은 별도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과장이 부르면 “예” 소리와 함께 수첩을 들고 간다. 대부분 과장은 앉아 말로 지시하고, 과원들은 선 상태에서 지시사항을 받아 적었다.
과부제가 팀제로 변했다. 팀장과 팀원은 일정 거리를 두고 앉는다. 팀원들도 앞과 옆에 칸막이가 있어 일어서지 않으면 서로 얼굴을 볼 수가 없다. 물리적인 거리는 같지만, 심리적인 거리는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멀어졌다.

회사에서 ‘우리는 가족이다’는 말을 자주 한다. 직원들에게 주인 의식도 강조한다.
이 말을 듣는 직원들은 가족이며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질까? 자신에게 일을 지시 점검하고, 올바른 마음가짐과 자세로 일하도록 요청하고 지도하는 상사를 남이 아닌 가족이라고 생각할까? 모르는 것을 알려 주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고마움과 가족은 다른 차원이다. 직장 내 임직원 중에 상사를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남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마음 속에 고마움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간직해야 할 사람, 간직 되는 사람 모두가 노력해야 가능하다.

나와 함께 하는 직원들을 활용해서 내 성과만 챙겨야겠다고 생각하는 상사는 없다.
다들 직원들이 성장하고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고, 올바른 방향과 결정으로 목표를 달성해 성과를 이끌고 싶어 한다. 자라온 환경과 성장에 따른 다양성으로 인하여 생각과 행동이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결국 상사는 직원을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알고 그에 맞도록 지원하고 지도해야 한다. 직원들이 나중에 상사가 되었을 때, ‘내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가장 많은 영향을 준 분은 제 상사 000였다’는 말을 한다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남을 의식하고 성과를 높여라.

자기 혼자 사는 방에서도 남을 의식한다. 옷을 입거나, 음식을 먹거나, 잠자리에 드는 시간까지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과거 배운 학습이나 행한 관행이 자신도 모르게 주변을 의식하게 만든다. 하물며 공동의 목표를 수행하며 성과를 내야 하는 직장에서는 오죽하겠는가?
목표를 정하고 업무 과제를 분장, 점검하고 피드백 하는 조직장의 관심과 관리에서 직원은 자유로울 수 없다. 의식할 수밖에 없다면, 이를 활용하여 성장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보다 현명하고 자유롭지 않을까?

2명의 직원이 있다. 한 직원은 중간에 보고가 없기 때문에 일을 지시한 후 조직장이 불안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잘 돼가나?” 물으면 “잘돼가고 있다”고 한다. 조직장이 일의 과정을 묻는 것은 관심의 차원이 아닌 불안함의 표현이다.
다른 직원은 지시 내용을 보고한다. 매일 지시한 일 뿐 아니라 자신이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 공유한다. 매우 중대한 과제를 수행할 때는 수시로 상사와 의논하고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고 받는다. 조직장 입장에서는 마음이 놓이고 신뢰하게 된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으로 일을 추진하려면 직장 생활 말고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이 낫다. 직장 생활을 한다는 것은 회사, 상사, 주주 나아가 고객을 의식하고 일해야 하는 것이다. 이들의 생각을 읽고 가치를 높여 성과를 창출하는 일을 해야 한다.
우리가 성과를 창출한다는 것은 가치를 올리는 바람직한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것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한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으로 높은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의사 결정이나 성과에 영향을 주지않는 주변 조직이나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하라는 말이 아니다.
남을 의식한다는 것은 자신이 하는 일의 목표와 수준, 성과에 영향을 주는 니즈에 대한 관심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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