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보고서…김정은, 작년부터 방사포탄 생산능력 강조
"방사포탄의 대러 지원 가능성 가장 커…김정은, 장갑차 몬 것도 대러 수출 염두"
"북, 작년부터 러시아 수출 겨냥해 무기 대량생산 계획 가능성"
북한이 지난해부터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재래식 무기의 대량생산 계획을 수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달 북한의 '전승절'(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을 계기로 방북해 무기전시회를 둘러본 뒤 북한의 '무기 세일즈' 행보가 두드러졌지만, 훨씬 이전부터 이를 치밀하게 준비해왔을 수 있다는 의미다.

19일 통일연구원의 홍민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온라인시리즈 '북한 김정은 중요 군수공장 현지지도 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미 지난해부터 대러시아 지원을 위해 무기의 대량 생산 정책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 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군수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나온 북한의 보도를 그 근거로 들었다.

북한은 6일 김정은의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 시찰 보도에서 "공장이 (지난해 6월) 제5차 전원회의가 포치(지시)한 생산공정 현대화 전망목표와 지난해 11월 9일 (김정은이) 공장을 현지지도하시면서 제시하신 대구경방사포탄 계열생산을 위한 능력조성 사업에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작년부터 방사포탄 생산 공정의 현대화와 생산 능력 향상을 강조했다는 것으로, "이미 1년 여전부터 러시아 지원을 염두에 두고 대량생산체계에 박차를 가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홍 위원은 분석했다.

"북, 작년부터 러시아 수출 겨냥해 무기 대량생산 계획 가능성"
특히 김 위원장이 이달 3∼5일과 11∼12일 등 연이어 군수공장을 둘러봤던 무기들 중 일부는 러시아에 공급할 수 있는 제원을 갖춘 것이라고 홍 위원은 평가했다.

북한은 보도에서 표면적으로는 군수산업 발전이 "전쟁 준비"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대러시아 무기 공급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두 차례의 현지지도 보도에서 모두 언급한 것은 "당장 포탄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 지원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홍 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특히 "유도기능을 가진 122㎜·240㎜ 방사포탄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북한이 사실상 유일해 실질적으로 대러시아 지원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둘러보면서 "122㎜와 240㎜ 방사포탄의 조종화(유도화)를 실현한 것은 현대전 준비에서 중대한 변화"라고 치켜세웠다.

홍 위원은 김정은이 새로 개발한 다용도 전투장갑차를 직접 모는 모습을 연출한 것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전차와 장갑차 등을 지원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지상전에서 고전하는 러시아를 향한 세일즈 차원이라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