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 두차례 공문으로 '공사미흡' 지적…"대안 마련하라" 촉구
'야영지 매립' 농어촌公, 조직위·전북도에 "배수불량" 사전경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지 조성을 위해 간척지 매립공사를 맡았던 한국농어촌공사가 행사 두 달 전부터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전북도측의 공사 미흡에 따른 '배수불량'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6월19일 조직위원회에 '잼버리 공사추진시 협조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공사는 해당 공문에서 "(조직위의) 상부시설 설치 공사 후 복구공사 미흡으로 이미 완료된 시설의 배수불량, 사면 유실이 예상된다"며 "원상복구 조치해 행사 준비에 차질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잼버리 시설 조성에는 한국농어촌공사와 조직위, 전북도 등 크게 3주체가 참여했다.

공사는 사실상 '뻘밭' 상태였던 새만금 간척지를 야영지 부지로 조성하는 '매립공사'를 담당했고, 조직위는 화장실과 샤워장, 통신선로관 매설 등 상부시설 조성을, 전북도는 숙영지 배수시설과 상·하수도 설치, 주차장 등 기반시설 조정을 담당했다.

공사는 지난해 12월부로 매립공사를 마쳤지만, 이후 조직위가 야영지에 통신선로관 매설 공사를 하고 나서 이를 제대로 복구하지 않아 배수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행사 두 달 전부터 지적한 것이다.

공사는 행사를 한 달가량 앞둔 지난달 6일에도 같은 취지의 협조 공문을 재차 보냈다.

공문 수신처는 조직위와 전북도였다.

공사는 공문에서 "우리 공사는 지난해 12월 부지 매립공사를 준공하고 잼버리 행사 지원을 위한 토양피복 및 배수로 공사도 지난 6월 완료했지만, 최근 강우와 기반시설·상부시설 설치공사의 미흡한 관리로 인해 수로 매몰 및 토사 퇴적, 배수관 막힘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귀 기관(조직위·전북도)에서 추진 중인 기반시설 및 상부시설 공사시 이미 완료된 시설물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유의해달라"라며 "지속적인 문제 발생 구간은 대안을 마련해 성공적인 잼버리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했다.

공사는 해당 공문 발송 당시, 퇴적물로 막힌 배수관 등 야영지 내 문제 구간 60곳을 자체 파악하고 조직위와 전북도에 후속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가 조직위와 전북도에 여러 차례 공사 미흡에 따른 배수불량 가능성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야영지 침수 문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홍문표 의원은 "모두 힘을 합쳐 잼버리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준비해도 부족했을 시점에서 서로 책임 소재를 논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당시의 안일함이 불러일으킨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영지 매립' 농어촌公, 조직위·전북도에 "배수불량" 사전경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