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쿠킹클래스를 찾은 60대 부부는 제주 향토음식을 배우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서울에서 살다 은퇴 후 제주에서 1년 넘게 머무는 박진희(61)·안정갑(63)씨 부부는 이날 건강한 로컬 식재료로 향토음식을 만들며 제주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함께 배웠다.
대나무로 짠 작은 바구니를 일컫는 제주어 '차롱'에 넣은 도시락인 일명 '차롱 도시락 클래스'다.
옛날 제주 사람들의 식탁에 올랐던 음식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했다.
부부가 조리법에 따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어 차롱에 가지런히 올려놓자 도시락은 어느새 그럴듯한 모양새를 갖췄다.
표고버섯과 전복 등을 넣은 주먹밥, 표고버섯 튀김, 메밀범벅, 뿔소라 적(炙) 등 그 수가 9가지나 됐다.
쿠킹클래스 '제주일상식탁'을 운영하는 제주음식 연구가 이윤선씨는 "제주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와 조리법을 조금 현대화해 담고 싶다는 생각에 차롱 도시락 클래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단순히 요리법만을 알려주는 게 아닌 음식에 담긴 제주 사람들의 정(情)과 이야기를 전하는 데 더 신경을 쓴다.
그는 "제주의 제사와 잔치 문화 속에 언제나 음식이 있다.
이웃 간에 서로 음식을 나눠 먹고 조상에게 가장 좋은 것을 올리기 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 서귀포 강정동 해변에는 패들보드 수업이 한창이었다.
수강생들은 아름답게 펼쳐진 범섬과 문섬을 배경으로 남녀노소 쉽게 배울 수 있는 패들보드를 타며 물놀이를 즐겼다.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매달 제주를 찾는다는 권유경(35·서울)씨는 "운동을 잘 못하는데도 쉽게 탈 수 있어 성취감이 생기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타봐야 알 수 있는 스포츠다.
정말 한 번쯤 누구나 타보셨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패들보드와 다이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텐타임즈 대표 이원택씨는 "(패들보드는) 입문이 쉽고 수상에서 하는 레포츠 치고 위험도도 낮아 어린 친구들부터 나이드신 분들까지 골고루 이용하고 있다"며 "간혹 운이 좋다면 바다에서 돌고래나 거북이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러닝 홀리데이'(Learning Holidays), '에듀 베케이션'(Edu-Vacation) 등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과 체험을 추구하는 일명 '배움이 있는 휴가'가 전 세계 관광지의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한 달 살기와 같은 장기체류 관광객이 늘고 있는 제주도는 다양한 레포츠·예술·문화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배움이 있는 색다른 휴가를 즐기려는 국내·외 관광객을 겨냥해 체류형 제주 여행프로그램 안내 책자인 '러닝 홀리데이 인 제주(Learning Holidays in Jeju) - 배움이 있는 휴가'를 발간했다.
제주 자연 속 체험인 '디스커버 제주'(Discover Jeju), 취미 예술에 새로운 경험을 입힌 '아트 익스피어리언스'(Art Experiences),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적 감성 영역인 '컬쳐럴 레슨'(Cultural Lessons), 제주의 전통이 담긴 '어센틱 제주'(Authentic Jeju)라는 4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돼 요리·사진·음악·해양레포츠·천연염색 등 33가지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강영환 제주관광공사 통합디지털플랫폼그룹장은 "관광객들이 제주를 좀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 같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 등 누구나 충분히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알찬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립극단 연극 ‘만선’의 3월 13~14일 공연에 아르떼 회원을 초대한다. 폭풍 같은 삶 속, 살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 어부의 비극적인 숙명을 다룬다. 3월 6일까지 아르떼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아르떼 매거진 정기구독자와 홈페이지 일반회원으로 나눠 각각 5명을 선정해 S석을 두 장씩 증정한다. 당첨자 발표는 7일.arte.co.kr에서 각종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습니다. 꼭 읽어야 할 칼럼●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 주는 위로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상처받은 두 사람이 만나 사랑과 치유를 경험하는 이야기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관계가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주인공 팻의 아버지가 전하는 “삶이 주는 기회를 잡지 않는 건 죄야”라는 대사는 용기의 순간을 만들어주는 강렬한 메시지로 남는다. - 소설가·감독 정대건의 ‘소설처럼 영화읽기’● 나쁜 아기는 없다아기들은 신뢰와 공감과 사랑과 도덕의 씨앗을 품고 태어난다. 하지만 어른이 돼 가며 생존본능과 사회적 환경 속에서 점점 변해갈 수 있다. 우리 모두 ‘도덕적인 아기’로 태어났지만, 선택적 도덕성과 배타적 공감이 만연한 세상에서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결국 선과 악을 가르는 문제일 것이다. - 소설가 권지예의 ‘이심전심’ 꼭 봐야 할 공연·전시● 음악 - 아마데우스경기필 마스터즈 시리즈 Ⅰ ‘아마데우스’가 3월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김선욱이 지휘하며 모차르트 교향곡 39번, 40번, 41번을 선보인다.● 무용 - 데카당스서울시발레단의 ‘데카당스’가 3월 14~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프랑스 파리에서 인상주의자가 등장한 이후 화가들에게 빛은 영감의 원천이 됐다. 빛이 비치는 찰나 세상은 다른 색으로 옷을 갈아입기 때문이다. ‘빛의 화가’로 불린 한국 1세대 여류 화가 방혜자(1937~2022)의 예술세계 뿌리도 빛이다. “빛은 생명, 생명은 사랑, 사랑은 평화”라는 철학으로 숱한 걸작을 남겼다.경기 고양군 능동(현 서울 능동)에서 태어난 방혜자는 맑은 개울가 물결이 빛으로 일렁이는 모습에서 감명받아 화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1961년 국비 장학생 1호로 파리에 건너가 채색유리, 프레스코화 등을 배우며 화폭에 빛을 담는 법을 익혔다.방혜자는 한지와 닥종이 같은 한국 전통 재료들로 빛을 그렸다. 닥지를 구겨 수차례 색을 입히는 방식으로 빛의 입자와 파동을 표현한 작품들은 천체물리학자도 감탄할 정도로 정교하다. 프랑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인 샤르트르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파리 길상사의 후불탱화 등이 그의 작품이다.유승목 기자
옻칠을 한 검은색 바탕에 금색 글씨로 ‘선원전(璿源殿)’이란 글자가 적혀 있다. 테두리에는 일곱 가지 상서로운 보물인 칠보문을 그려 넣고, 모서리 네 곳에 구름무늬 봉을 달아 위계를 드러냈다. 1868년 재건된 경복궁 선원전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편액(사진)의 모습이다.27일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한 이 유물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했다. 역대 임금의 초상화를 모시고 제사 지내던 건물의 특성상 ‘조선 왕실의 뿌리’나 다름없는 유산이다. 편액은 종이나 비단, 널빤지 등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쓴 액자다.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이 유물의 소재는 2023년 11월 드러났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서 해당 유물이 일본의 한 고미술품 경매에 출품된다는 정보를 입수하면서다. 국가유산청 측은 “경매 중지를 요청하고, 소장자와 협상한 끝에 국내에 들여왔다”고 설명했다.선원전은 조선시대 역대 임금의 초상화를 봉안한 궁궐 건물이다. 구입 대금은 게임사인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후원금으로 마련했다. 조혁진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게임도 문화의 일부”라면서 “현대 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서 우리 전통문화를 보존하고자 했다”고 말했다.안시욱 기자/사진=최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