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보도…추도식 실행위원회 "비참한 역사 외면하는 것"
"日도쿄도 지사, 올해도 간토대지진 조선인 추도문 안 보낼 듯"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 지사가 간토(關東)대지진 100주년을 맞은 올해도 당시 학살된 조선인을 추도하는 행사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도는 내달 1일 개최되는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의 실행위원회에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고이케 지사는 취임 첫해인 2016년에는 추도문을 전달했으나, 2017년부터는 보내지 않았다.

그는 도지사로서 도쿄도위령협회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희생된 모든 분을 추모한다"고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조선인을 위한 개별 행사에 별도의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에도 도쿄도는 고이케 지사가 "극도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희생되신 모든 분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이유를 들어 추도문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야가와 야스히코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 실행위원장은 "비참한 역사로부터 시선을 돌리는 자세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앞서 실행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올해는 (간토대지진) 발생 100년으로 과거로부터 배워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이케 지사에게 추도문 송부를 요청했다.

간토대지진은 일본 수도권이 있는 간토 지방에서 1923년 9월 1일 발생했다.

지진으로 10만여 명이 사망하고, 200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일본 정부는 당시 계엄령을 선포했고, 일본 사회에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거나 '방화한다' 같은 유언비어가 유포됐다.

이러한 헛소문으로 약 6천 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과 중국인 약 800명이 자경단 등에 의해 살해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