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화텅 "AI 기술, 급격한 변화 속 엄청난 고통 가할 수도"
中텐센트 회장 "AI 기술, 인간 웰빙 위해 개발할 것"
중국 최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인 텐센트(텅쉰)의 창업자 마화텅(포니 마·51)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기술에 따른 고통을 경고하면서도 이를 인간의 웰빙을 위해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 회장은 지난 14일 발간된 텐센트의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 보고서' 서문에서 "오늘날 인간은 새로운 문명의 문턱에 서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 회장은 "AI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술의 물결은 인간의 웰빙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 올릴 수 있겠지만 급격한 변화의 과정 속에서 엄청난 고통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가 초래할 잠재적 고통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는 앞서 세계 정보기술(IT)기업 경영자와 과학자들이 한 경고와 유사하다고 SCMP는 설명했다.

지난 5월 AI 챗봇 '챗GPT'의 창시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등 IT기업 경영자와 과학자 350여명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AI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비영리단체 'AI안전센터'(CAIS)가 인류의 절멸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AI 기술 통제 필요성을 주장한 성명에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CAIS는 "AI로 인한 인류 절멸의 위험성을 낮추는 것을 글로벌 차원에서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트먼 오픈AI CEO는 AI의 잠재적 위험을 통제하고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같은 국제기구가 필요하다는 방안을 그에 앞서 제시한 바 있다.

SCMP는 "중국이 최신 AI 기술을 쫓아가느라 노력하면서 이제껏 중국 과학자들과 기업의 기술 간부들은 서방 파트너들에 비해 AI의 위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별로 내지 않아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와중에 마 회장은 한동안 AI를 '좋은 기술'로 홍보해왔다고 덧붙였다.

마 회장은 보고서 서문에서 AI 혁명이 '온 세상을 바꿀, 100년에 한 번 있을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견고한 근본 알고리즘, 컴퓨팅 파워, 데이터와 함께 기본적인 모델을 포함한 AI는 비즈니스를 배가하고 우리가 사용자, 산업, 사회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썼다.

텐센트는 챗GPT 대항마 개발을 위해 지난 2월 최고 과학자들로 팀을 꾸렸으며, 자체 개발한 AI 모델 '훈위안'을 이달 초부터 클라우드, 광고, 게임 등 다양한 상품에 적용해 내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텐센트는 경쟁사인 바이두와 비교해 챗GPT 같은 서비스의 출시에서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텐센트의 류츠핑(마틴 라우) 사장은 "우리의 전략은 서둘러 하기보다 올바르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텐센트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미 AI 기술을 사회 문제 해결에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례로 청력에 이상이 있는 노인들을 돕기 위해 화상회의에서 AI의 소음 제거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텐센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부유'를 강조하자 2021년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 혁신'을 위한 기금 500억 위안(약 9조원)을 처음 배정했으며, 지난해부터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