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실적 신기록 계속된다"…中관광객 모멘텀까지 더해진 한국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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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화장품 브랜드 약진에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자외선차단제 경쟁력이 다른 카테고리 수주로도 이어져”
[마켓PRO] "실적 신기록 계속된다"…中관광객 모멘텀까지 더해진 한국콜마
좋을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화장품 제조업체 개발‧생산(ODM) 기업인 한국콜마의 2분기 실적 이야기입니다.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 기록을 새로 썼고,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세계적인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덕입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6년5개월만에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데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상향된 컨센서스도 38% 웃돌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한국콜마는 5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20.17%가 올랐습니다. 지난 6월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달 들어 불을 뿜은 겁니다.
[마켓PRO] "실적 신기록 계속된다"…中관광객 모멘텀까지 더해진 한국콜마
우선 2분기 실적이 전망을 크게 웃돌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환호했습니다. 한국콜마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5997억원, 영업이익은 65.5% 늘어난 55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까지 역대 가장 높은 기록이라고 합니다. 특히 영업이익이 컨센서스(403억원)보다 38.2% 많습니다. 이 컨센서스도 지난달 초 374억원에서 상향된 것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들의 약진이 화장품 ODM업황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입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와 멀티브랜드숍 채널의 부상으로 화장품 신규 브랜드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상황에서, 소비자의 구매력 위축으로 합리적 소비가 대세로 자리매김 중”이라며 “신규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날 때가 ODM 업체들이 영업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소형 브랜드가 난립한다는 건 한국콜마와 같은 ODM기업 입장에선 고객이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특히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중소형 브랜드들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작년엔 일본의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이 프랑스산을 제치고 수입액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박은경 연구원은 “현재 업황은 ODM 사업 전성기라 불렸던 2010~2016년을 연상케 한다”면서 “당시에는 한국과 중국이 기폭제였다면, 지금은 전 세계에서 성장의 기회가 보이고 있다는 게 달라진 부분”이라고 분석합니다.

한국콜마가 강점을 가진 자외선차단제 분야의 약진은 이익률을 높였습니다. 매출총이익률이 전체 평균 대비 선크림은 7~8%포인트(p)가, 선스틱은 4~5%포인트가 각각 높다고 합니다. 국내 자외선차단제 시장에서 한국콜마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웃돌 것이라고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마켓PRO] "실적 신기록 계속된다"…中관광객 모멘텀까지 더해진 한국콜마

K-뷰티 약진에 中관광객 수요도…목표가 ‘줄상향’

한국의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들의 약진에 힙입어 한국콜마의 실적 성장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콜마는 강점을 가진 자외선차단제의 위탁생산 고객사들로부터 색조화장품을 비롯한 다른 카테고리 제품까지 수주하면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복수의 애널리스트들이 평가했습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수혜가 더해집니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 이후 6년5개월만입니다. 박은경 연구원은 “중국인의 한국 방문 수요가 높을 것”이라며 국내 화장품 수요 증가를 점쳤습니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여행지 11개국 중 한국의 점유율이 2019년 12.7%에서 개인 관광객만 들어오는 현재 13.5%로 확대돼 상대적 매력이 올라갔다고 평가하는 겁니다.

성장성이 기대되는 데 따라 한국콜마의 목표주가도 줄상향됐습니다. 지난 14일 한국콜마의 2분기 실적에 대한 리뷰(분석) 보고서를 낸 11개 증권사 중 상상인증권을 제외한 10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렸죠.

특히 유안타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5만2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한 번에 44.23% 상향했습니다. 삼성증권(5만5000원→7만7000원)의 상향비율도 40%입니다.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들 모두 7만원 이상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6만9786원으로, 지난 11일(5만8500원) 대비 19.29% 높아졌습니다.

자회사들도 성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됩니다.

화장품 용기 자회사 연우는 대형 화장품 업체의 부진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우의 2분기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8% 감소했습니다. 다만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데 주목했습니다. 그는 “색조 부문 진출과 신규 고객사 발굴 덕분에 매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약사인 HK이노엔도 2분기에 실적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작년 2분기에 위식도역류질환신약 케이캡(테고프라잔)의 로열티 수입을 인식하고, 백신 매출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 때문입니다.

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실질적으로는 성장하고 있다고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평가합니다. 케이캡의 해외 수출이 증가하고,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전문의약품 매출 회복을 점치기 때문입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