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NOW] 北 잼버리에 침묵…자체 소년단 야영소 부각
북한이 지난 1일부터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자체 소년단 야영소만 부각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11일 저녁 6시 11분 '제일중대사 만경대소년단야영소'란 제목의 소개편집물을 방영한다고 예고했다.

방송은 지난 6월 9일 같은 제목의 소개편집물을 방영한 바 있다.

당시 영상에서는 평양 만경대구역 용악산 기슭의 만경대 야영소가 리모델링됐을 때인 2016년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곳을 현지 지도한 점을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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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도약대 높이를 더 높이고 인민군을 동원해 물 미끄럼틀(워터 슬라이드)을 설치하라고 지시하는 등 각별한 후대 사랑을 보여줬다는 선전이다.

매체는 김 위원장이 북한 청소년 단체 '조선소년단' 창립 70주년(2016년 6월 6일)에 맞춰 대대적인 야영소 준공식을 개최하고 첫 야영 시기를 앞당기라고 지시했다고도 전했다.

영상 마지막에는 2013년 5월~2016년 12월 사이 김정은이 방문한 소년단야영소 목록을 자막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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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날 저녁 재차 만경대야영소 관련 영상을 방송하는 것은 비슷한 시간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잼버리 퇴영식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퇴영식은 이날 오후 5시 반부터 열리고 이어 아이브, 뉴진스 등 총 19팀의 K-팝 공연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앞서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지난 9일 '세계적인 야영소'란 제목의 기사에서 강원도 원산시에 있는 송도원 국제소년단 야영소를 소개했다.

조선의 오늘은 송도원 야영소가 2014년 5월 개건(리모델링) 후 현재까지 만경대혁명학원과 강반석혁명학원, 전국 중등학원(고아 교육시설) 원아 등 각지 소년, 학생들이 야영생활을 했다며 여러 나라의 100여개 단체에서 온 어린이들도 야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도원 야영소가 "후대들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아끼지 않으시는 위대한 수령님들과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뜨거운 사랑과 은정에 의하여 마련된 학생·소년들의 종합적인 과외 교양 기지"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북한은 열흘 전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시작된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 세계적인 청소년 행사를 유치한 반면 북한은 국제 스카우트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점 등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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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스카우트 세계연맹에 가입하지 않은 채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산하에 '피오네르(공산권 청소년 단체)'의 일종인 조선소년단을 운영하고 있다.

만 7세부터 14세까지의 북한 어린이와 청소년이 사실상 의무 가입하는 조직이다.

동아시아연구원(EAI) 북한연구센터 소장인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한국이 세계적인 잼버리를 개최했다는 것 자체가 불편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청소년 조직에 동참하지 않는 점 등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행사를 비판하더라도 북한 주민이 조직, 활동 등 여러 면에서 조선소년단과 차이가 큰 스카우트를 알게 됐을 때 역효과가 날 수 있는 점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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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