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국민의힘은 10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대회 개최지인 전북 부안군청 소속 공무원들이 '외유성 출장'을 여러 차례 다녀온 데 대해 "국민의 혈세를 흥청망청 관광으로 퍼다 쓴 것은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정부가 돈과 권한을 가진 만큼 그의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하는 게 마땅하고 그게 지방자치의 기본 원리"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부안군은 세계대회를 이유로 거액의 예산을 배정받은 다음 해외 출장을 나가 대표적인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크루즈 여행도 했다"며 "장기간에 걸친 일당 독점 상황에서 지자체가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지 못해 이런 방만한 재정 운영이 된 건 아닌지도 심각하게 의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대회가 마무리되면 지원부처로서 미흡했던 여가부의 문제점도 꼼꼼하게 살펴볼 예정"이라며 "그와 동시에 이번 잼버리를 주도한 역대 전라북도지사 역시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철저히 챙겨볼 것"이라고 했다.
전북 부안군 공무원들의 2019년 10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출장 일정. / 사진=국외출장연수보고시스템
전북 부안군 공무원들의 2019년 10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출장 일정. / 사진=국외출장연수보고시스템
잼버리가 파행을 빚으면서 그간의 어설픈 준비 과정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대회 개최지인 부안군 공무원들이 잼버리를 명목으로 영국에서 축구선수 손흥민이 뛴 경기를 관람하는 등 '외유성 출장'을 여러 차례 다녀온 사실이 드러났다.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안군 공무원 4명은 2019년 10월 3~13일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 출장을 갔다. 이들은 출장에서 복귀해 '영국의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 및 도시재생 우수사례 연구', '프랑스 파리의 우수축제 및 자연자원 랜드마크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영국은 103년 전인 1920년에 세계잼버리를 개최했으며, 프랑스는 76년 전인 1947년 제6회 대회가 유일해 출장국 선정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들은 영국에서 버깅엄궁전 등 관광지를 둘러본 뒤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의 홈구장인 아멕스 스타디움을 찾았다. 이들이 경기장을 찾은 날은 손흥민 소속 구단 토트넘의 원정 경기가 있던 날이다.

또 프랑스에서는 오르셰 미술관을 방문하고 몽마르트르 포도 축제에 가 와인 시음 행사에도 참여했다. 이때뿐만 아니라 부안군 공무원들은 2017년 6월에도 잼버리를 명목으로 영국, 프랑스, 체코로 출장을 나가 대영박물관, 프라하성, 에펠탑 등 유명 관광지를 둘러봤다. 심지어 11일 차에는 프랑스 파리 디즈니랜드에서 종일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