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부부·동생·조카 이어 5번째…동생 조원도 조사 후 결정
검찰 "조씨, 확정판결 부분도 다퉈…조국 부부 혐의부인 때문 아냐"
또 기소된 조국 일가…일부 혐의 부인에 조민도 법정으로
조국(58)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32)씨가 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복역 중인 어머니 정경심(61) 전 동양대 교수와 1심을 마친 조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석에 서게 된 것이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기소된 조 전 장관 일가족은 본인과 아내 정 전 교수, 동생 조권씨와 5촌 조카 조범동씨에 이어 5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검찰은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해 2019년 9월과 12월 정 전 교수와 조 전 장관을 차례로 기소했으나 조씨에 대한 결정은 미뤘다.

자녀들에 대한 처분은 주범인 조 전 장관 부부에 대한 재판 후 여러 사정을 종합해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그 사이 검찰 안팎에서는 '일가족을 모두 법정에 세우는 것이 가혹하다'는 동정론과 '공모 혐의가 인정된 만큼 법원 판단을 구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맞섰다.

고심을 거듭하던 검찰은 의혹 제기 4년 만이자 공소시효를 보름 앞둔 10일 기소를 선택했다.

기소 배경으로는 조씨의 범행 가담 정도와 혐의 인정 여부 등이 중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는 단순 수혜자에 그치지 않고 주도적으로 역할을 나눠서 했고, 공범 수사 과정에서 진술이 일관되지도 않으며 혐의도 현재 일부 다투고 있다"며 "확정 판결된 부분도 다투고 있어,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거쳐 확정시키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에서 본건을 종결하기보다 법원의 최종 사법 판단을 거쳐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사건이 불거진 후 수년간 노출을 꺼리던 조씨는 지난해 1월 정 전 교수의 유죄가 확정된 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이 각각 자신의 입학을 취소하자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개설한 뒤 음원을 내고 각종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는 등 공개 행보를 이어갔다.

또 기소된 조국 일가…일부 혐의 부인에 조민도 법정으로
다만 공소시효가 만료를 앞두고 기소 여부에 대한 논박이 벌어지자 달라졌다.

그는 지난달 SNS에서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며 고려대와 부산대 상대 소송을 취하했다.

부산대 상대 소송은 1심 패소 후 항소심을 앞뒀고, 고려대 상대 소송을 1심 첫 변론기일이 임박한 터였다.

검찰은 조씨의 태도 변화의 취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지난달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씨를 소환해 입장을 들었다.

공범인 조 전 장관 부부가 여전히 혐의를 다투는 점도 조씨 기소에 일부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앞서 "조씨 입장뿐 아니라 공범인 조 전 장관 부부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조 전 장관 부부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저희의 불찰과 잘못이 있었음을 자성한다"면서도 "문제 서류의 작성·발급·제출 과정이 어땠는지, 이 과정에서 부모 각자의 관여는 어땠는지는 법정 심리에서 진솔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도 "조 전 장관이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기 어려웠다"며 사실상 공모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공범의 혐의 인정 여부에 따라 조씨를 기소한 것이 아니다"라며 "계속해서 보인 조씨의 태도와 최근 모습이 상반된 점이 있어 진의를 확인하기 위해 공범인 부모의 의사 확인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의 기소 여부를 볼모로 조 전 장관의 혐의 인정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구심에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검찰의 선택에 따라 재판에 넘겨지는 조 전 장관 일가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원 씨(26)가 대학원 입시에 허위 인턴증명서를 제출한 혐의도 추가로 조사해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내용이나 관련 재판 경과, 시효 관련 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시급하게 처리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