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극재 4사가 일제히 ‘단결정 양극재’ 양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변동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고급 제품인 이 양극재의 생산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끌어올려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공장인 얼티엠셀즈 등에 단결정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삼성SDI에 이를 납품 중이다. 단결정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광물을 하나의 입자로 뭉쳐 만드는 소재다. 다결정 양극재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으면서 입자 간 균열이 줄어 배터리 수명도 늘어난다.

이 양극재는 기존 제품보다 공정비용이 15~20% 비싼 만큼 판가는 이보다 더 높다. 아직 양산 초기인 만큼 수율이 저조하다. 생산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게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물 가격 하락으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판가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가 예상돼 고부가가치 제품에 힘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달 양극재 기업 중 처음으로 단결정 제품을 고객사(LG에너지솔루션 등)에 납품했다. 이 회사는 단결정과 기존 제품을 2 대 8로 섞어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는 양극재를 납품하고 있다. 향후 단결정만 100%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 중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니켈 함량이 86%인 ‘하이니켈’ 파우치 배터리에 들어갈 단결정 양극재를 제조하고 있다. 이 회사의 단결정 양극재 수율이 3분기부터 안정화돼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엘앤에프는 양극재 4사 가운데 유일하게 니켈 함량 90% 이상 배터리에 들어갈 단결정 양극재를 제조 중이다. 초반엔 10% 수준으로 적용하고 추후 함량 비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타사는 다결정 양극재도 니켈 함량이 높지 않다”며 “하이니켈뿐 아니라 미드니켈 배터리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삼성SDI의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용 단결정 양극재를 생산 중이다. 이 회사의 NCA 매출 가운데 12%가 단결정이다. 3분기엔 30%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