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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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주가 급락하면서 코스닥지수가 9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수는 2% 넘게 하락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이 700개에 달했다. 2차전지 쏠림이 완화되면서 소외됐던 종목으로 순환매가 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전지 줄줄이 폭락

7일 에코프로는 9.2% 내린 106만6000원에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도 10.64% 급락했다. 엘앤에프(-7.26%), 포스코퓨처엠(-8.64%), POSCO홀딩스(-5.56%)도 줄줄이 떨어졌다. 기관 투자자가 이들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 증권사들의 매도 보고서, 내부자 주식 매도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투매를 유발했다는 분석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의 힘으로 폭등한 상태에서 악재가 잇달아 나오자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2.2% 내린 898.22에 거래를 마쳤다. 2차전지 비중이 높아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하지만 전체 상장종목 1600개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705개가 상승했다. 상한가로 마감한 종목도 10개에 달했다. 하락한 종목 수는 818개였다.

지수가 급락하는데도 오르는 종목이 많은 이례적인 장세가 펼쳐졌다는 분석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가 폭등할 때는 코스닥지수가 올라도 하락하는 종목이 속출했었다”며 “이날 증시에서는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중소형주 반등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 중 36개 사의 주가가 떨어졌다.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2차전지, 의료기기, 인공지능(AI)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투자금은 시총 3000억원 안팎의 중소형주로 향했다. 초전도체, 화장품, 로봇 등의 테마가 집중 조명을 받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배터리 관련주가 급락하는 가운데 지난 1년여간 조정받던 인터넷, 게임, 정유 등에 매수세가 들어왔다. 네이버(4.92%), 삼성에스디에스(4.53%), 크래프톤(3.01%), 에쓰오일(3.13%) 등이 주요 상승 종목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의 흐름을 쏠림 완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김승현 센터장은 “주식시장에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최저 수준에 있는 종목들이 많다”라며 “쏠림 장세가 끝나면 소외주들이 키 맞추는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KB증권은 반도체, 정유, 화학 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KB증권은 “역사적으로 쏠렸던 수급을 다시 받아주는 업종은 결국 반도체였다”고 언급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호텔, 레저, 화장품 등 소비재와 반도체, 건강관리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는 올 상반기 어닝쇼크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상승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며 “순환매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