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못 막은 정부, 기본권 침해일까…스위스 소송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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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노인 여성들, 2020년 유럽인권재판소에 정부 제소
내년께 판결…전 세계 기후 소송에 영향 미칠 듯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에 고령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 정부에 직무유기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스위스 노인 여성들이 과거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기후 소송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스위스 환경단체 '기후 보호를 위한 노인 여성' 소속 회원들이 2020년 유럽인권재판소에 정부를 제소한 사건을 조명했다.
64세 이상의 스위스 여성 약 2천400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스위스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지 않아 자신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2020년 유럽인권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기후 변화는 모든 스위스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특히 자신들과 같은 노인 여성들이 가장 취약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인해 유럽 전역에서 6만1천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80세 이상의 여성으로 집계됐다.
베른 대학의 연구에 따르더라도 지난해 여름 약 600명의 온열 질환 사망자 중 60% 이상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나이 든 여성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취리히에 사는 파티마 호이슬러(71) 씨는 NYT에 "밖에 나가기가 어렵고 숨쉬기도 힘들다"며 지난해 여름엔 너무 더워 가벼운 집안일조차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자벨레 외르크(70) 씨 역시 "예전엔 여름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여름이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더운 날에는 집에서 블라인드를 내린 채 어둠 속에 앉아있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지난해 기록상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남부 유럽만큼은 아니더라도 지난달 초 일부 알프스 지역의 기온이 화씨 98도(섭씨 36도)까지 올랐다.
애초 이 단체는 2016년 스위스 법원에 처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스위스 대법원은 노인 여성들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단체는 스위스 법원이 사건을 제대로 심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유럽인권재판소에 사건을 들고 갔다.
단체는 스위스 정부가 지구 온난화를 섭씨 2도까지 막을 수 있을 만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은 것이 유럽인권조약상 생명권과 자율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스위스 정부는 반면 국제법이 개인에게 기후 변화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까지 부여한 건 아니며, 기후 변화의 영향은 법적 절차가 아닌 정치적 해법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인권재판소가 기후 변화로 인한 인권 침해 여부를 심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판결은 내년께 나올 전망이다.
단체는 이번 소송을 통해 노인들이 비록 미래에는 사라질지라도 강력한 기후 옹호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다.
엘리자베트 슈테른(75) 씨는 "통계상 10년 후에는 제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지금 내가 무엇을 위해 싸우든, 이는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전 세계적으로 정부를 상대로 한 기후 소송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판결 결과가 다른 국가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코틀랜드 스털링 대학교의 환경법 강사이자 기후 변화 소송을 연구해 온 안나리사 사바레시는 "이번 판결은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번 소송 외에도 다른 많은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내년께 판결…전 세계 기후 소송에 영향 미칠 듯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에 고령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 정부에 직무유기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스위스 노인 여성들이 과거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기후 소송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스위스 환경단체 '기후 보호를 위한 노인 여성' 소속 회원들이 2020년 유럽인권재판소에 정부를 제소한 사건을 조명했다.
64세 이상의 스위스 여성 약 2천400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스위스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지 않아 자신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2020년 유럽인권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기후 변화는 모든 스위스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특히 자신들과 같은 노인 여성들이 가장 취약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인해 유럽 전역에서 6만1천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80세 이상의 여성으로 집계됐다.
베른 대학의 연구에 따르더라도 지난해 여름 약 600명의 온열 질환 사망자 중 60% 이상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나이 든 여성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취리히에 사는 파티마 호이슬러(71) 씨는 NYT에 "밖에 나가기가 어렵고 숨쉬기도 힘들다"며 지난해 여름엔 너무 더워 가벼운 집안일조차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자벨레 외르크(70) 씨 역시 "예전엔 여름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여름이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더운 날에는 집에서 블라인드를 내린 채 어둠 속에 앉아있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지난해 기록상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남부 유럽만큼은 아니더라도 지난달 초 일부 알프스 지역의 기온이 화씨 98도(섭씨 36도)까지 올랐다.
애초 이 단체는 2016년 스위스 법원에 처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스위스 대법원은 노인 여성들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단체는 스위스 법원이 사건을 제대로 심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유럽인권재판소에 사건을 들고 갔다.
단체는 스위스 정부가 지구 온난화를 섭씨 2도까지 막을 수 있을 만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은 것이 유럽인권조약상 생명권과 자율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스위스 정부는 반면 국제법이 개인에게 기후 변화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까지 부여한 건 아니며, 기후 변화의 영향은 법적 절차가 아닌 정치적 해법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인권재판소가 기후 변화로 인한 인권 침해 여부를 심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판결은 내년께 나올 전망이다.
단체는 이번 소송을 통해 노인들이 비록 미래에는 사라질지라도 강력한 기후 옹호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다.
엘리자베트 슈테른(75) 씨는 "통계상 10년 후에는 제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지금 내가 무엇을 위해 싸우든, 이는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전 세계적으로 정부를 상대로 한 기후 소송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판결 결과가 다른 국가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코틀랜드 스털링 대학교의 환경법 강사이자 기후 변화 소송을 연구해 온 안나리사 사바레시는 "이번 판결은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번 소송 외에도 다른 많은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