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벌써 보고 싶은데 어쩌지? 다음번에는 엄마가 내 딸로 태어나 만나자."
"엄마, 벌써 보고 싶어"…분당 사건 피해 현장에 추모 꽃다발
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입구에서 100m가량 떨어진 인도 옆 철제 담장에는 추모 문구가 적힌 쪽지들과 함께 꽃다발 20여 개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이곳은 지난 3일 '분당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피의자가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들을 들이받은 지점이다.

60대 A씨는 그날 남편과 함께 외식하기 위해 걸어가다가 이 차량에 치여 변을 당했다.

그는 뇌사상태에 빠져 나흘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전날 숨을 거뒀다.

이날 추모 공간에 놓인 꽃다발에는 "착한 당신!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요.

사랑해요!", 엄마, 부디 아프지 말고 행복해" 등 유족이 남긴 추모 쪽지들이 붙어있었다.

커피와 빵, 과자 등 간식도 곳곳에 놓여 있었다.

한 시민은 추모 공간에 커피 한 잔을 내려놓고서는 눈가를 훔치며 급히 자리를 옮겼다.

주변을 지나가던 다른 주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조용히 묵례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씨였지만, 이들은 양산을 손에 든 채 한동안 자리를 지켰다.

땀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에는 소중한 이웃을 잃은 슬픔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분당구에 거주하는 문모(74) 씨는 "사건이 난 날 근처에 나와서 운동하다가 A씨가 쓰러져 있는 걸 봤다"며 "부상이 큰 것 같아 회복하시기만을 빌었는데 어제 사망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깝더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 추모 공간에 왔는데 마음이 안 좋아 한번 더 왔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나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했다.

인근 주민 문모(89) 씨는 "분당에 오랜 기간 살았던 주민으로서 이웃이 이런 피해를 보게 됐다는 게 너무 슬프다"며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주민 유모(69) 씨도 "평소 사람도 많이 다니는 곳에서 너무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며 "부디 피의자를 엄벌했으면 한다"고 말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벌써 보고 싶어"…분당 사건 피해 현장에 추모 꽃다발
앞서 지난 3일 오후 5시 59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피의자 최모(22) 씨가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이로 인해 시민 9명이 다쳤고, 이 중 8명은 중상이다.

최씨는 이에 앞서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시민들을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망 1명, 부상 1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범행을 저지른 최 씨는 지난 5일 구속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