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휴게소에 두고 온 500만원…그 돈 찾아준 사람들

집에 도착해 돈 가방 분실 깨달아
112 신고하자 경찰이 달려가 수색
휴게소 편의점 사장이 돈 가방 보관

한 남성이 거액의 현금다발을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휴게소에 두고 떠났으나 경찰과 일반 시민의 도움으로 무사히 찾았다.

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안성에 사는 A씨(60)는 지난 2일 밤 친구와 함께 충남 예당저수지에서 낚시하고 다음 날 오전 9시 집으로 가던 중 송남휴게소에 들러 청국장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이후 휴게소 편의점 앞 의자에 앉아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다시 1시간쯤 차를 달려 집으로 온 후 근처 편의점에 커피를 사러 들어갔다가 송남휴게소에 돈 가방을 두고 온 사실을 알게 됐다.

가방에는 500만원의 현금과 미화 800달러, 필리핀 돈 9천페소, 여권이 들어 있었다.

그는 순간 너무 당황스러워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친구가 경찰에 신고하라고 해서 112로 연락했다.

이내 송남휴게소를 관할하는 아산경찰서 온양지구대의 당직 경찰들로부터 전화가 와서 자세한 경위를 설명해주었다.

경찰은 먼저 들어온 신고가 한 건 더 있어 빨리 처리하고 송남휴게소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씨가 말한 편의점 앞 의자 주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돈 가방을 찾을 수 없었다.

경찰들은 돈 가방을 잃어버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편의점으로 들어가 상황을 설명했더니 편의점 사장이 돈 가방을 보관하고 있다가 건네주었다.

가방에는 A씨가 말한 물품들이 하나도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A씨는 "500만원은 공사 대금으로 받은 공금이어서 잃어버렸다면 내가 다 변상해야 할 돈이었다.

경찰들이 지구대에서 휴게소까지 20km 거리를 빠르게 달려가 돈을 찾아주어 큰 감동을 받았다.

경찰들이 박카스 한 병도 안 받고 나에게 고생했다며 오히려 위로해 주었다.

평소 경찰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지만, 이번 일로 완전히 바뀌었다.

이런 분들이 칭찬받아야 한다"면서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듯 울먹이기까지 했다.

당시 돈 가방을 찾아준 온양지구대의 강창구 경위는 "아산에서만 30년을 근무해서 어지간한 지리를 다 안다.

신고받고 같이 근무하던 하지은 순경과 현장을 수색했지만, 돈 가방을 찾을 수 없었다.

송남휴게소가 저수지를 끼고 경치가 좋은 데다 주유소도 있어 사람들이 많이 오가기 때문에 돈 가방을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편의점에 들어가 문의했는데 편의점 사장이 돈 가방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강 경위는 "가방에는 오만 원권 100장이 하얀 띠지에 묶여있었다.

이렇게 거액의 현금을 찾아 준 것은 경찰 생활 중 처음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음지에서 일하다 보면 안 좋은 일도 많이 겪지만, 돈을 찾게 돼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편의점 사장은 "어머니가 바로 옆에서 식당을 운영하셔서 시간 날 때마다 도와드리는데 고객이 식사하시고 가방을 의자에 걸쳐 놓고 가셨다.

얼른 뒤따라 나갔지만 이미 떠나고 없어 가방을 보관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사람들이 물건을 많이 두고 가서 보관했다가 돌려준다.

고객 물건은 열어보지 않기 때문에 가방에 돈이 들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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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